연내 거래 시한 맞춰 은행·증권사서 조달할 듯
그룹 신용도에 기댄 거래…티메프 사태는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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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이 에스에스지닷컴(쓱닷컴) 재무적투자자(FI)에 돌려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권에서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신세계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는 쓱닷컴 FI 투자회수용 자금을 조달할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아직 최종 방안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그룹 재무 상황을 감안하면 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신세계그룹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BRV캐피탈 등 쓱닷컴 FI와 지분 매매계약을 맺었다. FI가 보유한 쓱닷컴 지분 30%를 신세계그룹 측이 지정하는 단수 혹은 복수의 제3자가 인수하기로 했다. 거래 금액은 총 1조1500억원이고 거래 시한은 올 연말까지다.
현재 신세계그룹 내부적으로 금융권에서 1조4000억원 규모 차입을 일으키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에서 선순위 7000억원, 증권사에서 차순위 7000억원을 3년 만기로 조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합의금에 앞으로 나갈 이자 비용까지 미리 조달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건설에서 시작된 재무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낸 상황이다. 정용진 회장 승진 후 그룹 전반에 쇄신이 이뤄지면서 시장의 우려는 많이 줄어들었다. 그룹이 평판 회복에 힘쓰고 있고 자금 조달 역시 신세계·이마트의 신용도에 기반해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반응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에서 주가수익스왑(Price Return Swap) 등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며 “결국 그룹 신용도에 기대는 거래고 위험성이 크지 않아 투자할 만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이 담당할 선순위는 안정성이 높은데 증권사에서 조달한 중순위 투자금은 그보다는 부담이 클 수 있다. 결국 다음 회수기에 쓱닷컴 100% 지분의 가치가 적어도 선순위와 중순위 자금까지 모두 감당할 수준이 될 것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연내 거래를 마쳐야 하고, 연말로 갈수록 금융사의 북이 일찍 닫힐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3분기 중에는 대략적인 구조 도출과 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티몬·위메프 사태로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은 변수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에 당장 현금이 많지 않으니 이자비용까지 미리 조달하려는 것”이라며 “금융사 입장에선 쓱닷컴 지분 가치를 따져봐야 하는데 티몬·위메프 사태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측은 “아직 자금 조달 방안이나 주관사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논의는 잘 이뤄지고 있고 연내에 큰 문제 없이 거래가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