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내부 검토중…AI 등 딥테크 투자 목적
국내 PE 출자는 건너뛸 듯…해외서 기회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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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지방행정공제회가 하반기 중 벤처캐피탈(VC) 출자를 검토하고 있다. 콘테스트 형식으로, 경쟁 PT 등을 거쳐 최종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를 선정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국내 사모펀드(PEF)에 대한 출자 콘테스트는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다. 행정공제회가 콘테스트 형식으로 벤처펀드에 출자하는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행정공제회는 내부적으로 하반기 중 VC 블라인드펀드 출자사업 진행을 검토하고 있다. 운용사별 200억원 내외를 출자해 총 4~5곳의 운용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출자 규모는 1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진행 여부가 최종 확정되진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행정공제회는 국내 기관투자가(LP) 가운데 VC 출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했던 기관은 아니다. 출자를 하더라도 개별 하우스에 프로젝트 형태로 출자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에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8600억원 규모로 조성한 벤처펀드에 출자한 바 있다.
행정공제회가 콘테스트 형태로 VC에 출자하는 것은 2015년 이후 약 9년여 만이다. 2013년 처음으로 5개 운용사에 500억원을 출자한 행정공제회는, 2015년 3개 운용사를 선정해 300억원을 출자한 것을 끝으로 VC 출자 콘테스트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았다.
행정공제회가 VC 출자 콘테스트 재개를 검토하는 데는 AI 등 딥테크 분야에서 투자 기회를 엿봤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최근 AI 분야 스타트업 기업들의 성장성이 돋보이는 가운데, 특정 하우스에 출자를 하는 것보다 콘테스트를 통해 복수의 하우스에 출자하는 것이 관련 분야에 보다 폭넓게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중기부가 발표한 '상반기 국내 딥테크 스타트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AI 등 딥테크 스타트업들이 전체 벤처 투자의 4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I 분야 투자액은 27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447% 늘었다.
VC 업계의 펀딩 혹한기가 길어지면서, 행정공제회가 VC 출자 콘테스트를 진행하게 된다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직원공제회가 올해 PE·VC 블라인드펀드 출자 사업에 나서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하반기 주요 공제회 가운데 VC 출자가 예상되는 곳들은 과학기술인공제회와 노란우산공제회 정도다.
한편 행정공제회는 하반기에도 국내 PEF 출자 콘테스트는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다. 당분간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행정공제회가 현재 콘테스트 형태의 벤처펀드 출자를 고려하고 있다"며 "행정공제회의 복귀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VC 업계에 '가뭄의 단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