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주단은 끌고 가고싶지 않은 분위기
2차 중재 판정 이르면 9월…변수 가능성
각 투자자 및 대주단들 주판알 튕기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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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재무적 투자자(FI)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EQT파트너스(전 베어링 PEA)의 인수금융 만기가 곧 도래한다. 만기연장이 필요하지만 대주단 가운데 일부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자칫 기한이익상실(EOD) 위험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FI들은 새로 대출을 일으켜 차환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2차 중재 판정 결과가 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어피너티와 EQT는 교보생명 인수금융에 대해 증권사 등 금융주선사를 통해 대주단과 리파이낸싱(차환)을 추진 중이다. 어피니티는 9월 7일 2500억원 규모 인수금융의 2년 만기가 도래한다. EQT는 11월에 2630억원 규모 인수금융 만기가 돌아온다.
지금까지 FI들이 1~2년 단위로 인수금융 연장을 이어왔지만 이번에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지난번 이미 당시 만기 연장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 바다. 다수의 대주단들은 여러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해당 투자 건을 이어가고 싶지 않은 분위기다. "더 이상 이 거래에 엮이고 싶지 않다"는 대주단의 의사로 인해 EOD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한다. 지난 만기 연장에서 '빠져나온' 금융사 대주단들은 지금의 상황을 보고 안도하는(?) 분위기다.
한 FI 측 대주단 관계자는 “너무 시간이 오래된 거래라 기존 투자자들이 끌고 가기 어렵다 보니 일부 기관에서는 이번에 EOD(기한이익상실)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중재 판정 결과가 얼마 남지 않아 지금 당장 그러한 의사 결정을 하기는 쉽진 않을 듯”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2년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IMM PE, EQT파트너스, 싱가포르투자청(GIC) 컨소시엄은 교보생명에 1조2000억원을 투자했다. 각각 블라인드펀드와 인수금융 등을 활용했고 초기에는 성과가 좋았으나 이후 생명보험 업황이 꺾이며 FI와 대주단의 고민이 깊어졌다. 이후 2019년 3월 FI가 중재를 신청하면서 상황이 더욱 복잡해졌다.
앞서 IMM PE는 올해 6월 말 만기였던 2000억원 규모 인수금융을 신한은행 등을 통해 7% 안팎 금리로 연장했다. 2026년 6월 30일까지로 만기를 2년 연장했는데, 당시 대주단에서 연장 조건으로 ‘추가 지원 없음’이 명시됐다. 중재 재판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는 점, 향후 라피이낸싱과 담보 처분 가능성이 불확실한 점 등이 지적됐다.
향후 2차 중재 판단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초 FI가 신청한 2차 중재는 현재 서류 작업 및 최종 심리를 3월에 끝냈고 오는 9월 판정 선고가 예정돼 있다. 늦어도 올해 내로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각 대주단과 투자자 등 관계자들은 2차 중재 판단이 어떻게 나올 지에 따라 컨틴전시 플랜(위기상황 대처를 위해 미리 준비하는 비상계획) 마련에 한창이다. 대주단 입장에선 2차 중재 결과가 FI에게 유리하게 나오면, 즉 ‘행사 가격(FMV)’을 정해 신창재 회장에게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 최선이다. 일단 FI 측에서는 2차 중재 판정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1차 중재판정 시 풋옵션 유효성과 풋옵션의 적합한 실행이 확인되면서다.
현재 신창재 회장은 FI 지분 인수 대금 조달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신 회장은 여전히 풋옵션 행사 가격으로 주당 20만원 수준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FI들은 원금(24만5000원) 이상은 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2차 중재 판정이 나오고 올해 내로 FMV를 산출했음에도 신창재 회장 측에서 풋옵션을 이행하지 않으면 FI들은 제3감정평가를 통한 FMV 풋옵션 가격 선언 및 손해배상 청구에 나설 예정이다.
신창재 회장에 유리한 판단이 나오면 대주단의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게 된다. FI가 풋옵션을 행사하지 못하면 대주단은 담보권을 행사해 FI 지분을 시장에서 처분해야 한다. 신창재 회장과의 충돌은 물론, 회사의 협조도 구하기 어려운 매각이 이뤄져야 한다.
어피니티의 경우 만기가 9월 초이니 당장 만기 연장 이슈가 시급하다. 다만 이번에 만기 연장을 해도 이후 중재 판단이 이후에 FI에 불리하게 나오면 다시금 골치 아픈 상황이 된다. 대주단의 LTV를 낮춰주기 위해서 에쿼티를 더 투입해야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현재 중재 판정 예상과 무관하게 대주단 내에서도 LTV 등 조건에 따라 압박을 느끼는 정도는 다른 분위기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대주단도 과연 단독으로 권리 행사에 나서 사실상 실효성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냐는 시선이 많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각 투자자별 대주단들 상황이 다르긴 한데, EOD라도 내서 끝내고 싶은 대주단과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곳들의 온도차는 느껴진다”며 "일단 중재 판정에 의한 FMV 확정 등 상황을 보고 추후 대응에 나서겠다는 판단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