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마진률 낮아 외면받던 특수선 사업
현중·한화오션 특수선, 각각 626%, 1259% 급성장
페루·동남아·호주 등 함정 발주 증가 영향
KDDX, 함정 건조 실력을 피력할 수 있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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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상선사업부(LNG운반선, 컨테이너선 등)에 비해 비교적 주목도가 낮았던 특수선 사업부가 최근 들어 조선사들의 '효자'부서로 거듭나고 있다.
조선업계에서 특수선은 방위산업(방산) 분야에서 쓰이는 수상함(水上艦)과 잠수함 등 함정(艦艇)을 뜻한다. 국내에선 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특수선사업부가 방위산업체로 지정돼 있다.
특수선사업부 실적은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의 영업이익은 305억원으로 전년 동기(42억원) 대비 약 600% 증가했다.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는 또한 작년 2분기 54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이 올 2분기 734억원을 기록했다.
양사는 특수선 사업 전망을 밝게 점치며 목표 매출을 높여잡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특수선 매출 비중이 2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 2030년까지 매출 5조원을 기록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오션 또한 지난해 10%에 불과했던 특수선 매출 비중을 2040년까지 25%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최근 진행된 양사의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특수선과 관련된 질문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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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선사업부가 최근 들어 주목받기 시작한 건 글로벌 함정 수요가 증가하면서다. 북미, 남미, 동남아시아, 호주 등 전세계적으로 함정 발주는 늘어나고 있다.
페루는 지난 3월 신규 함정 건조 프로젝트 사업자로 HD현대중공업을 낙점했고, 4월에는 약 6400억원 규모의 함정 4척에 대한 현지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호주는 하반기 10조 원 규모의 호위함 건조 사업을, 캐나다는 60조원 이상 규모로 예상되는 잠수함 건조 사업을, 폴란드는 3조원 대 디젤 잠수함 사업을 공모할 예정이다.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익성을 책임져 왔던 상선 분야가 중국 조선업체들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특수선사업부의 중요도가 높아진 요인 중 하나다. 첨단 기술을 요하는 함정 사업만큼은 아직 국내 조선업체들이 중국에 비해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특수선사업부는 해외 함정 발주가 늘기 전인 작년 초까지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부서였다. 특수선사업부의 매출은 전체 매출 규모의 5% 안팎이었던 데다, 수익성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 함정 사업의 경우 정부 주도 사업 특성상 마진률이 크게 높지 않은 걸로 알려져 있다.
방산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10년 전 방산 물자 원가 공개를 골자로 하는 방산 공정화법 제정이 추진되던 당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국가 봉사 차원에서 하던 함정 사업은 안 해도 된다'는 식의 항의를 했을 만큼, 특수선사업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부서였다"고 설명했다.
외면받던 특수선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하고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을 두고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는 중이다. KDDX는 미국산 '이지스(Aegis)'에 버금가는 전투체계를 85% 이상 국산화하겠다는 상징성이 있는 사업인 만큼, 사업자로 선정되면 해외 발주사들에 함정 건조 실력을 피력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특수선사업의 경우 방사청 발주 사업 마진률이 크게 높지 않아 해외 수주가 중요하다"며 "최근 굵직한 해외 함정 사업들이 나오고 있는 만큼, 앞으로 양사의 특수선사업부 주목도는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