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부터 여야 증인 협의…25일 최종 의결 예정
-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다음달 진행될 국정감사에서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태가 불거지면서 야당 뿐만 아니라 여당인 국민의힘도 이에 동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국회에 따르면 야당 정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이날 여야 간사들을 통해 국정감사 증인 신청 명단을 전달했다. 이 명단에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이하 MBK)의 김병주 회장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야당은 이번 국감 안건으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태와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내세울 전망이다.
야당 보복위는 국민연금이 올해 1조원 규모의 PEF 위탁운용사 중 한 곳으로 MBK를 선정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구조조정을 단행해 직원들의 피해를 유발하고, BHC를 인수한 후에는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점이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투자 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야당 정무위는 또한 MBK와 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시도가 한국 기업의 해외 기술 유출을 야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MBK가 고려아연의 새 주인이 되면, 회사를 해외에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여당은 지난 11일 미리 증인 신청 명단을 받았다. 해당 명단에는 MBK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최근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다수인 울산시의회가 MBK의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비판하고 나서면서 야당의 증인 신청 동의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여당 소속의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모펀드의 주된 목표가 단기간 내 높은 수익률 달성이란 걸 고려하면, MBK 인수 후 연구·개발 투자 축소, 해외 매각 등이 시도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 소속 정무위 관계자는 "여당이 주장하는 모든 사안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김병주 회장의 증인 출석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는 오는 23일부터 증인 신청에 대한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최종 증인 명단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정무위 국감 증인 의결은 25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쳐 이루어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