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이슈'로 부상한 새마을금고의 M캐피탈 인수…관건은 '가격 협상'
입력 2024.10.04 07:00
    안정식 M캐피탈 대표, 행안위 국감 증인으로
    부실 심화 속 인수 여력·당위성 등 주목할 듯
    관건은 가격…실사 후 본격 협상 돌입할 전망
    현 정관 PBR 1.2배…사원총회 통해 조정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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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M캐피탈을 인수하기 위해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새마을금고의 행보에 '국정감사'라는 변수가 발생했다. 행정안전위원회는 곧 열릴 행정안전부 감사를 통해 새마을금고의 M캐피탈 인수 여력과 당위성 등을 따져 물을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실사가 끝나지 않았지만, 새마을금고는 일찌감치 M캐피탈을 인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번 인수 건이 '국감 이슈'로 부상하면서, 새마을금고의 부담도 가중되는 모양새다. 적정 가치 이상으로 인수했다는 '오버페이' 비판을 피하기 위해선, 우선매수권 행사 가격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30일 금융권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안정식 M캐피탈 대표이사가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 올랐다. 안 대표이사는 10월 7일 진행되는 행정안전부 감사에 출석할 예정이다. MG손해보험 투자에 실패한 전력이 있는 새마을금고가 '부실'이 심화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M캐피탈을 인수하는 것이 맞느냐는 것이 쟁점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회 행안위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는 과거 MG손해보험(舊 그린손해보험)을 인수했지만 경영 정상화에 실패한 뒤 재차 사모펀드에 매각한 바 있다"라며 "그런 전력이 있는 새마을금고가 현재 부실 이슈가 사회적 문제로 비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M캐피탈을 인수할 체력이 충분한 지 등을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새마을금고는 올해 상반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에 따른 충당금 영향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1284개 새마을금고는 올해 상반기 1조201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1236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0배가량 높다. 

      지방 금고들이 독립적인 법인으로 운영되는 새마을금고의 특성상, 알려진 부실을 중앙회가 모두 떠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난해 한 차례 '뱅크런' 사태를 겪은 바 있는 새마을금고이기에, 부실 문제가 재차 부각되는 현 상황에서 M캐피탈을 인수하는 것을 시장에서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볼 지는 다른 문제다. 

      결국 관건은 새마을금고가 '얼마에' M캐피탈을 인수하느냐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삼일PwC가 진행하고 있는 실사가 4일 마무리되면, 7일 진행될 국감에서도 M캐피탈의 기업가치와 그에 따른 우선매수권 행사 가격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새마을금고의 펀드 정관상 우선매수권 행사 가격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의 1.2배 수준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통상 캐피탈사의 PBR이 1배 미만에서 결정된다는 점에서, M캐피탈 역시 PBR 1배 수준에서 가격이 정해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새마을금고가 정관대로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게 된다면, 시장의 '오버페이'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셈이다.

      새마을금고도 실사 이후 가격 협상을 통해 행사가를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정관상 PBR은 1.2배 수준이지만, LP 사원총회를 통해 정관을 변경하면 PBR 1배나 그 아래 수준까지도 조정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새마을금고 고위 관계자는 "시장에서 '비싸게 샀다'는 비판을 듣지 않도록 적정한 가격 수준에서 M캐피탈을 인수할 것"이라며 "실사 보고서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사원총회를 통해 정관을 변경하면 우선매수권 행사 가격을 현재보다 낮추는 것도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새마을금고는 M캐피탈을 인수한 이후 M캐피탈이 메리츠증권으로부터 받은 대출 재구조화와 조기상환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5월 M캐피탈은 유동성 위기 해결을 위해 약 6977억원 규모의 핵심 자산을 양도담보로 메리츠증권에서 2900억원의 대출을 받은 바 있다.

      해당 대출이 최대 10% 이상의 고금리로 집행됐기에, 새마을금고 입장에선 그대로 넘겨받기에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핵심 자산들이 담보로 잡혀 있어, 대출 건을 재구조화나 조기상환 등의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M캐피탈의 운용사(GP)인 ST리더스PE는 현재 새마을금고에 적극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캐피탈의 현재 신용도와 전망은 'A-/부정적'인데, BBB+로 하락할 경우 25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할 수 있는 탓이다. 새마을금고는 최근 M캐피탈이 발행하는 CP와 유동화증권 등을 매입하며 잇따라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M캐피탈 내부에서도 새마을금고의 인수를 내심 반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불법 리베이트'로 혐의로 전 대표가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운용사보다는 새마을금고가 직접 운영하는 편이 임직원 입장에서도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새마을금고가 아직 입장을 공식화한 적은 없지만, 지속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최근의 행보에서 볼 때 시장에서는 M캐피탈을 인수하기로 마음 먹은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협조도 잘 되고 있기 때문에 가격 협상만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면 인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