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하락기 왔다' 다시 몰리는 제약·바이오 IPO…일단 흥행은 보장?
입력 2024.10.16 07:00
    금리인하·규제완화에 투심 회복한 제약·바이오
    9월까지 상장 예비심사 통과한 기업만 16곳
    흥행은 하지만, 상장 후 공모가 이하 주가 수두룩
    임상 통과 등 규제 깐깐해 중장기 실적 예측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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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을 두드리는 제약ㆍ바이오 기업이 다시 늘고 있다. 금리인하와 더불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바이오시밀러 허가 규제 완화로 인해 투심이 살아나면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100만원을 돌파하는 등 바이오 업종에 우호적인 투심에 힘입어 이들 제약ㆍ바이오 기업의 IPO가 공모 당시엔 흥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상장 이후 주가나 실적에 대해선 쉽게 장담할 수 없다는 평가다. 이미 국내 IPO 시장은 신라젠ㆍ카나리아바이오 등 '신약' 바이오주의 개발 실패 사례를 수 차례 겪은 까닭이다.  

      13일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공모주 펀드 운용역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제약·바이오 업종이다. 금리인하로 인해 제약·바이오 기업이 대표 성장주로 떠오르면서다. 제약·바이오는 제품 출시까지 막대한 R&D 비용이 들어가는 산업인 만큼 차입비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금리인하의 대표 수혜주로 꼽힌다. 

      미국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긍정적 영향을 받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대선후보 모두 약가 인하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는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의 수출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비만치료제인 위고비의 국내 출시가 임박하면서 '넥스트 위고비'에 대한 기대감에 제약바이오 주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제약·바이오 훈풍에 힘입어 IPO에 도전하는 기업도 급증했다. 올해 9월까지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은 총 16곳이다. 지난해 12곳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대부분의 기업이 공모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하면서 흥행에도 성공했다. 

      아이엠비디엑스·엑셀세라퓨틱스·피앤에스미캐닉스·디앤디파마텍·라메디텍·티디에스팜·씨어스테크놀로지·아이빔테크놀로지 등의 기업들이 공모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공모가를 확정했다. 밴드(3만~3만 6000원) 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이 7714억 원에 이르는 차세대 항암제 개발 기업인 오름테라퓨틱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한 공모주 펀드 운용역은 "10월이 'IPO 슈퍼먼스'인 만큼 기업마다 관심도가 나뉘는데 공모주 운용역들이 가장 눈여겨보는 건 바이오와 헬스케어 기업이다"라며 "최근 락업(의무보유확악)을 거는 비율이 많이 낮아진 만큼 상장 첫날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팔고 나오는 게 가장 중요한데, 바이오 관련 기업이 가장 핫해 높은 수익을 얻기 좋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코스닥에 입성한 대부분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라메디텍·씨어스테크놀로지·엑셀에라퓨틱스·하스·피앤에스미캐닉스·아이빔테크놀로지 등 올해 상장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대부분이 공모가 이하의 주가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사모펀드(PEF) 업계의 가장 큰 관심을 받는 미용기기와 헬스케어 기업과 달리 제약·바이오 기업은 까다로운 규제를 받는 만큼 제약·바이오와 헬스케어를 같은 섹터로 묶기보다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금 어떤 섹터가 가장 뜨거운지와 회사가 앞으로 얼마나 잘해낼 건지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며 "바이오 기업은 헬스케어와는 달리 임상 통과나 규제 등 불확실성이 많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IPO 흥행 여부와 중장기 실적은 큰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