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 존재감 두각에 의외의 '국감스타'…시선은 이복현의 금감원으로
입력 2024.10.16 07:00
    김병환, 이례적 여당 간사 칭찬 이끌어내
    취임 두 달, 업무 파악도·정책 이해도 높아
    "금융 컨트롤타워는 나" 존재감 키우는 금융위
    17일 금감원 감사, 이복현 태도에 시선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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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가 한창인 가운데,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의외의 '국감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이례적으로 피감기관의 기관장이 의원들의 호평을 이끌어낼 만큼 업무 파악도와 정책 이해도가 뛰어났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전임 김주현 위원장 시절 금융감독원에 가려졌던 금융위원회의 존재감이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병환 위원장이 국감을 통해 이복현 금감원장에 대한 견제를 공식화한 만큼, 시장의 시선은 곧 있을 금감원 감사로 향하고 있다.

      지난 10일 진행된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당 간사를 맡은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김병환 금융위원장을 향해 "역대 금융위원장 중 업무 파악이나 능력 면에서 가장 출중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질책과 고성이 오가는 것이 일반적인 국감장에서, 여당 간사가 피감기관의 기관장을 향해 호평을 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물론 김 위원장을 향한 정무위 위원들의 질책이 없지 않았지만, 안정적이고 성실한 답변으로 위원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는 설명이다. 특히 취임 후 약 두 달 반 만에 진행된 첫 국감에도 불구하고, 높은 업무 파악도와 정책 이해도로 주목받았다.

      한 정무위 관계자는 "통상 국감장의 '스타'는 날카로운 질의를 한 국회의원들의 몫이지만, 10일 금융위 국감에서는 김병환 위원장도 국회의원 못지 않은 주목을 받았다"라며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업무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것이란 우려가 많았지만, 국감에서 기대 이상으로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답변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답변 태도만큼 이복현 금감원장에 대한 발언으로도 주목받았다. 10일 열린 국감은 금융위를 대상으로 진행됐지만, 김 위원장은 이 원장에 대한 질의를 수차례 받았다. '금감원장의 발언이 시장의 혼란을 유발한다는 비판과 우려가 많다'는 것이 질의 취지였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정책의 일관성 또한 예측 가능성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며 "가계부채 관련 이복현 금감원장의 상반된 발언으로 인해 파장이 커지면서 이복현 원장이 사과했다. 작금의 상황에 대해서 김병환 위원장도 시장 혼선에 대해서 적절하게 대응을 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이 원장이 직접 금융권 경영진의 '발본색원' 등을 언급했는데 이 원장이 의지까지도 조사하나"라며 "왜 금감원장이 월권을 하며, 법적 근거 없이 민간기관에 행정행위를 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두 의원의 질의 내용은 다르지만, 핵심은 금감원장의 '실책(失策)'에 대한 금융위의 대응에 대한 것이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이복현 원장이 그때 그때 상황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언론에 부각되다 보니 혼선이 있었던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금융 컨트롤 타워는 제가(금융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전임 김주현 위원장 시절 '금융위 패싱' 논란이 나올 정도로 금감원에 정책 주도권을 내줬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김병환 위원장이 취임하면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임종룡 위원장 이후 약 10년 만에 '월례 기자간담회'를 시작했고, 금융 '컨트롤타워'도 금융위원장 본인에 있다고 확인하는 등 이 원장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오는 17일 열릴 정무위 금융감독원 국정감사로 향하고 있다. 김민철 두산그룹 사장, 강동수 SK이노베이션 부사장,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등 재계의 관심을 받는 증인들이 출석하지만, 증인보다는 이복현 원장을 중심으로 흘러갈 공산이 크다. 주도권을 가져 오려는 김 위원장에 대한 이 원장의 태도에 시선이 모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김병환 위원장 취임 후 금융위의 존재감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이복현 원장이 임기를 몇 개월 남겨두지 않은 만큼, 발언 수위를 조절하고 금융위에 협조를 약속하는 등 태도를 누그러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