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낮추고 배당 확대하는 서울보증...'투자 매력'은 여전히 '애매'
입력 2024.10.21 07:00
    3월 상장 목표로 IPO 재도전 나서는 서울보증보험
    '공모가 낮추고 배당 확대' 공모구조 재개편 나서나
    순이익 줄어들며 배당 확대 계획 미지수
    "고배당과 수요예측 흥행 관계 없다"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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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서울보증보험이 공모가를 낮추고 배당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공모구조를 수정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케이뱅크가 수요예측 부진으로 다시 상장을 철회한 가운데, 서울보증보험의 상장 완주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로 '배당주'로서의 매력은 부각될 수 있지만, 성장 가능성이 적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흥행을 장담하긴 어렵단 평가가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내년 3월 상장을 목표로 조만간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서울보증은 지난 8월 13일 상장예심을 청구해, 한국거래소의 심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상장 계획을 철회한 후 10개월 만의 재도전이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다. 서울보증보험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컨설팅을 받은 후 공모가를 낮추고 배당도 확대하는 방향으로 공모 구조를 다시 짠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서울보증보험이 제시한 공모가 희망 범위는 3만9500~5만1800원으로, 상단 기준으로 계산한 시가총액은 약 3조6000억원 규모였다. 지난해 IPO 시장 '최대어'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으나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들이 희망 공모가 범위 하단보다 낮은 금액에 주문을 넣으면서 결국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서울보증보험은 공적 자금 회수를 위해서 상장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93.85%)가 외환위기 이후 서울보증보험에 투입한 공적자금 미회수분을 회수하는 방안은 사실상 IPO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보는 서울보증보험에 10조25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고, 현재까지 약 4조8000억원을 회수했는데, 나머지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상장 후 추가 지분 매각과 경영권 지분 매각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서울보증보험 상장을 둘러싼 금융시장 여건은 다소 나아졌다는 평가다. 최근 기준금리가 인하하면서 배당주의 매력이 올라간 까닭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해 상장 추진 당시 배당성향 50%를 제시하는 등 '고배당'을 세일즈 포인트로 잡았다. 유광열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는 지난해 10월 IPO 간담회에서 "자본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주환원책을 확대해 국민 배당주가 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서울보증보험의 순이익이 줄어들며 배당을 확대한다는 계획이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배당 재원인 순이익이 줄어들면 배당수익률을 상향하기 어려워서다. 

      서울보증보험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7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7.8% 감소했다. 서울보증보험은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으로 나가는 비율인 배당성향을 매년 50% 이상을 최근 2년간 유지해오고 있다. 

      배당 확대가 수요예측 흥행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우려도 나온다. 잠재 성장성이 공모주 흥행의 주요인인 만큼, 성장성이 낮은 금융업 특성상 이번에도 수요예측이 흥행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다른 금융지주들 또한 주주환원율 50%를 내거는 등 '배당주' 대체재가 많은 점 역시 한계로 지목된다.

      한 공모주펀드 운용역은 "배당을 많이 주는 것과 공모 흥행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며 "배당이 많다는 건 오히려 그만큼 성장 여력이 적다는 뜻이다. 같은 금융주인 케이뱅크의 수요예측이 참패한 원인도 성장성 부족에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자산운용사 주식 운용역은 "대부분의 기관이 상장 첫날 팔고 나오고 싶어하는데, 시가총액이 크고 보수적인 금융주는 주가를 밀어올리기엔 너무 무거워 공모주로서 매력이 떨어진다"며 "당시 금리 수준을 봐야하겠지만, 배당을 바라보고 들어가는 기관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