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프리미엄 43.7% 반영하기로
"밥캣-로보틱스 주식교환은 재검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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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사업재편을 다시 추진한다. 지난 7월 발표한 합병안은 유지하되 신설법인과 로보틱스의 합병비율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비율을 조정해 금융당국 문턱을 넘고 두산에너빌리티가 안고 있는 밥캣 차입금을 이전해 1조원 이상의 투자여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21일 두산밥캣 모회사인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옮기는 합병안을 의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를 인적분할해 신설법인을 설립한 뒤 두산밥캣을 신설법인의 자회사로 두는 개편안이 골자다.
개편안에 따라 에너빌리티와 밥캣의 분할비율은 기존 0.247에서 0.115로 바뀌었다. 기존 분할비율엔 순자산가치가 적용됐으나, 주식이 시가총액 대비 과다하게 감소한다는 당국과 시장의 우려를 반영해 시가를 적용하기로 했다.
또한 밥캣 신설법인과 로보틱스의 합병비율은 기존에 없었던 경영권 프리미엄 43.7%를 반영해 0.1276에서 0.374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분할합병을 통해 에너빌리티 주식 88.5주(기존 75.3주), 로보틱스 주식 4.33주(3.15주)를 갖게 된다.
에너빌리티는 최근 체코 원전 수주를 포함해 5년간 유럽 등지에서 10기 내외의 신규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설비 증설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회사인 밥캣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밥캣은 차입금이 7200억원에 달해 자금 운용에 어려움이 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7월 11일 종가 기준으로 두산에너빌리티 100주를 보유한 주주들의 주식가치는 기존 합병안 '마이너스 27만원’에서 이제 '플러스 12만원'으로 전환된다"고 주장했다.
두산은 지난 7월 밥캣과 로보틱스를 합병한 후 밥캣을 상장폐지하는 사업 개편안을 추진했지만 주주들의 반발 및 당국의 압박으로 8월 철회했다. 당시에도 에너빌리티-밥캣 분할 및 로보틱스와 신설법인의 합병안은 철회하지 않았다.
국내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 15일 두산밥캣 이사회에 두산로보틱스와의 포괄적 주신 교환을 통한 합병을 재추진하지 않겠다고 공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밥캣 주식 1%(100만35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스캇박 두산밥캣 부회장은 "포괄적 주식 교환 여부는 앞으로 1년간 추진하기 어렵겠지만, 향후 주주 및 시장의 의견을 보고 추진 여부를 재검토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날 두산로보틱스는 전 거래일 대비 6400원(9.82%) 오른 7만1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은 0.98% 상승한 2만650원, 두산밥캣은 1.28% 오른 4만3550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