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들 크레센도빌딩에 눈독…‘김앤장 장기 임차’가 가격변수
입력 2024.10.25 07:00
    딜로이트안진, 운용사에 IM 발송하며 마케팅 본격화
    '김앤장', 오는 2029년까지 장기임차…임대료 상승 제한적
    눈높이 낮추는 원매자…만만치 않은 에쿼티 모집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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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DWS자산운용이 크레센도빌딩(옛 대우건설 본사)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당수 운용사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지만 매각가는 예상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김앤장의 장기 임차 계약으로 인한 임대료 상승 제약이 주요 가격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각주관사 딜로이트안진은 최근 국내 주요 운용사들에 크레센도빌딩 투자설명서(IM)를 배포했다. 수십곳에 이르는 운용사들에 IM을 전달하며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적지 않은 운용사들이 이번 거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본다. 서울 도심 중심업무지구(CBD)에 위치해 입지가 우수한 것은 물론, 국내 대표 로펌 김앤장이 건물 전체를 사용하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다는 평가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입지를 고려하면 추후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데다 단일 임차인 구조라 관리도 비교적 수월한 편이다. 우량자산이라고 생각해 입찰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 예비 인수후보들이 공격적인 가격 베팅에 나서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핵심 변수는 김앤장과의 임대차 계약이다. 통상 경쟁 입찰에 뛰어드는 운용사들은 높은 매수가격을 제시해 거래를 성사시킨 뒤, 임대료를 올려 수익성을 개선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번엔 그마저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김앤장은 2029년까지 장기 임차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계약서상 임대료 인상 조항이 있지만 인상폭이 제한적이어서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기엔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크레센도빌딩의 임대료 인상폭은 주변 인근 대형 오피스의 임대료 인상 수준보다 적을 것이란 우려가 있다. 

      다만, 매도자 측인 DWS운용도 이같은 시장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최근 도심 프라임급 오피스 거래가격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의 매각가를 요구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올 초 크레센도빌딩 인근에 위치한 콘코디언빌딩이 평당 약3500만원에 매각된 바 있다. 

      그렇다하더라도 크레센도빌딩 매각가는 6000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운용사 입장에선 2~3000억원 이상의 에쿼티 투입이 불가피하다. 자금조달 능력이 뛰어난 운용사가 경쟁에서 우위에 설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매도자가 무리한 가격을 고집하진 않을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거래에 2~3000억원 이상의 에쿼티를 투입해야 하는 만큼 자금을 모집하는 일이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