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자료 모순ㆍ중요사항 누락 여부 엄중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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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영풍그룹ㆍMBK와 최윤범 회장 측의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진행 중인 공개매수 및 대규모 유상증자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31일 금융감독원은 브리핑을 통해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유상증자의 위법 여부를 집중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 공개매수와 유상증자를 모두 미래에셋증권이 맡은 점에 주목, 공개매수 사무취급사이자 유상증자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검사에도 착수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개매수 신청과 유상증자 신고서 간 기재내용의 모순, 의도적 누락 여부 등을 살펴볼 예정으로, 이미 조사 TF를 구성해 개연성 있는 혐의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며 "(미래에셋증권이) 공개매수 내용을 알면서 유상증자 실사를 진행했다면 이를 독립적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또한 고려아연이 공개매수를 신고할 당시 재무구조상 중대한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공개매수 기간 중 유상증자를 위한 기업실사가 진행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고려아연이 차입을 통한 자사주 취득ㆍ소각과 이후 유상증자를 통한 차입금 상환을 미리 계획했다면, 기존 공개매수 신고서에 중대한 사항이 누락됐거나 부정거래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해서도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증자의 목적과 배경, 회사와 기존 주주에 미치는 영향, 공개매수 당시 밝힌 주주가치 제고 계획과의 부합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증권신고서 심사는 법정 검토기간인 10일 이내에 진행되며, 필요시 정정 요구도 가능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개매수와 유상증자가 동시에 추진된 경위 등 구체적 사실관계를 살펴보고, 부정한 수단 또는 회계를 사용한 위법행위가 확인되는 경우 고려아연뿐 아니라 관련 증권사에 대해서도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고려아연 주가는 전일 대비 7.68% 하락한 99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83만원선까지 떨어졌으나, 전일 시초가 대비 17%, 종가 대비 7%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금감원이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되며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