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그룹 비교해 6조원대 무리없을 듯
2020년 LG엔솔 이후 3년만의 대어
"공모주 시장 분위기가 좌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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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정보기술(IT) 서비스 계열사인 LG CNS가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 문턱을 넘었다. 예상 기업가치가 6조원을 넘어서는 빅딜인 데다, 오랜만의 대기업 계열사 공모주인 만큼 시장의 관심도는 높은 상황이다.
다만 최근 침체된 공모주 시장 분위기와 함께 DN솔루션즈와 서울보증보험 등 비슷한 시기에 상장을 준비 중인 대어들로 인해 수요가 저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걸림돌로 꼽힌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LG CNS 상장 예비심사 결과, 상장요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4일 상장예비심사를 신청, 2개월여 만에 승인을 획득한 것이다.
회사는 내달 초 금융위원회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1월 수요예측과 청약을 거쳐 내년 1분기 내 상장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뱅크오브아메리카(BoA)·모간스탠리 등 3곳이다. 공동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대신증권·신한투자증권·JP모간 등이다.
LG CNS는 공모 예정 주식 수의 절반을 구주 매출로 잡았다. LG CNS의 최대주주는 ㈜LG로, 이날 기준 보통주 49.95%를 보유하고 있다. 재무적투자자(FI)인 맥쿼리자산운용 PE투자본부(맥쿼리PE)가 지분율 35%로 2대 주주다. 2020년 LG CNS는 맥쿼리 PE에 지분 35%를 9500억원에 매각하며 5년 내 IPO 추진을 약속했고, 약속한 시점은 내년 4월 도래한다.
증권가에선 LG CNS의 몸값으로 6조~7조원을 예상한다. 이는 주가수익비율(PER) 16~17배 정도를 인정받아야 가능한 가치다. LG CNS의 피어그룹으로는 삼성SDS, 현대오토에버, SK㈜ C&C 사업부 등이 꼽히고 있다. 사업모델과 지배 구조 등을 고려했을 때 가장 유사한 기업으로는 삼성SDS가 항상 거론된다.
최근 삼성SDS의 PER이 16배에 근접한 만큼, 6조원대 몸값을 무리 없이 받을 수도 있을 거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삼성SDS의 경우 삼성전자와의 소규모 합병 가능성, 삼성그룹 최대주주의 지분 활용 가능성 등으로 인해 회사의 영업과는 상관없이 주가가 오른 부분이 있는만큼, 이를 어디까지 LG CNS 가치에 반영할 수 있느냐가 변수로 꼽힌다.
LG CNS의 신용등급 전망이 상향조정된 점도 긍정적이다. 2일 한국기업평가는 LG CNS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AA- 안정적’에서 ‘AA-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한기평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LG CNS가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디지털비즈니스 분야에서 외부 고객 대상의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높은 외형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LG CNS가 상장을 무사히 완주할 수 있을지는 결국 공모주 시장 분위기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0월 중순 이후 더본코리아와 위츠를 제외한 기업들의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는 데다 이로 인해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들도 늘어난 상황이다. LG CNS는 2022년 상장 작업에 나섰으나 당시 공모주 시장이 냉각되자 상장 절차를 중단한 경험도 갖고 있다.
DN솔루션즈와 서울보증보험 등 내년 초 상장을 노리는 예상 몸값 1조원 이상의 기업들과 시기가 겹치면 수급이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선 '연초 증시 효과'를 톡톡히 누리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공모 규모가 크면 시장의 주목도는 높을 수 있겠지만 수요예측 흥행 여부와는 큰 상관이 없다"며 "성공적인 상장 여부는 기업의 가치보다는 시장 분위기가 더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내년 초 공모주 시장 분위기가 가장 중요하지만 내년 초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