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ㆍ신재생 관련주 희비 교차...정권교체 가능성 반영
외인 이탈하며 금융주 급락ㆍ대왕고래 관련주도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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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사태'로 인한 증시 혼란이 가속화하고 있다. 업종·테마 별로 주가가 확연히 갈리는 모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및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관련 테마주와 신재생에너지주 등은 급등한 반면, 대왕고래 관련주와 은행금융지주 주가는 하락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의 관련주로 묶이는 에이텍, 에이텍모빌리티, 동신건설은 4일 개장 직후 상한가를 기록했다. 에이텍은 최대주주인 신승영씨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창조경영 최고경영자(CEO) 포럼의 운영위원직을 맡았다는 이유로 관련주로 묶였다. 동신건설은 이 대표의 고향인 경북에 본사가 있어 테마주로 분류된다.
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관련주도 주목받는 상황이다. 오전 10시 25분 현재 대표적인 한동훈 테마주인 대상홀딩스는 전 거래일 대비 24.43%(2040원) 오른 1만39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동훈 테마주로 분류되는 태양금속(27.32%)·덕성우(24.15%)·부방(18.83%)·디티앤씨알오(18.91%) 등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언급되며 그동안 윤 정부와 지속적으로 마찰을 빚어왔던 카카오 주가도 강세다. 전일 갑작스런 계엄 선포 이후 급증하는 트래픽에도 카카오톡 메신저, 카카오뱅크 등 주요 서비스가 정상 작동된 점 역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카카오 주가는 장 초반 한때 전일대비 8%가량 오른 4만7100원에 거래됐다.
반면 현 정부 주요 정책 테마주는 급락하고 있다.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대왕고래) 관련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전날 대비 15.93%(6500원)내린 3만4300원에, 화성밸브는 20.12%(2040원) 내린 8100원에 거래 중이고, 포스코인터내셔널(-10.03%), 넥스틸(-11.79%)도 급락 중이다.
은행주도 직격타를 맞았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를 빠져나가며 외인 비중이 높은 은행주의 피해가 큰 모습이다. 올해 정부의 핵심 정책 중 하나였던 밸류업 프로그램에 가장 적극적으로 부응한 곳이 은행지주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거란 설명이다.
KB금융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83%(5900원) 하락한 9만5300원에 거래 중이고 하나금융지주(-5.76%), 신한지주(-4.61%), 우리금융지주(-3.43%)의 주가도 약세다.
원전 관련주와 신재생에너지 관련주의 희비도 엇갈렸다. 현 정부는 원전 해외 수출을 성사시키는 등 원자력발전 관련 밸류체인 복원에 공을 들여왔다. 대표적인 원전 관련주인 두산에너빌리티는 4일 개장 직후 급락해 9%에 가까운 낙폭을 보였다. 원전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한 한전기술 역시 장중 12%가 넘게 하락했다.
반면 태양광에너지 관련주인 이건홀딩스ㆍSDN은 장중 5% 이상 치솟았다. 풍력 관련주인 SK오션플랜트ㆍ유니슨ㆍLS에코에너지ㆍ씨에스윈드 등도 나란히 강세를 보였다. 이번 정치적 불안함이 정권교체로 이어지면 다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을 거란 분석이다.
한편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 주가는 연이어 10% 넘게 급등해 장중 170만원을 돌파했다. 내년 1월 23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주총 표대결 전망 속에서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