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불끈 롯데케미칼, 롯데에너지머티 인수금융도 웨이버 가닥
입력 2025.01.07 07:00
    롯데에너지머티 인수금융 재무약정 문제
    위반 가능성 크지만 조기 상환도 어려워
    내년 상반기까지 약정 적용 유예로 방침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롯데케미칼은 작년말 회사채 재무약정 위반으로 홍역을 앓았지만 그룹의 대처와 금융권의 지원으로 위기를 넘었다. 올해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금융도 재무약정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인데 일단은 약정 적용을 유예(waiver)하기로 대주단과 가닥을 잡았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23년 3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당시 일진머티리얼즈) 경영권을 2조700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회사는 인수 대금 절반가량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만기 1년 3500억원, 2년 3500억원, 5년 6000억원 등 총 1조3000억원 규모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금융 대주단과 대출금이 상환될 때까지 ▲순금융부채/EBITDA(상각전영업이익) 400% 이하 ▲EBITDA/이자비용 5배 이상을 유지하기로 하는 재무약정을 맺었다. 해당 약정은 2년물과 5년물 9500억원에 대해 적용된다.

      인수금융 1년물은 작년 3월 만기가 도래했는데 회사와 대주단은 만기 1년 연장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번 3월에는 1년물과 2년물까지 총 70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이 금액은 만기 도래에 따라 상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5년물 6000억원이다. 작년 3분기엔 재무약정 준수의무가 면제됐는데 연말 기준으로는 다시 위반 여부를 따져야 한다. 작년 9월 기준 이자비용 대비 EBITDA는 4.3배 수준이었다. 대주단은 이후에도 두드러진 실적 개선이 없었던 점을 감안해 위반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작년 11월 4조원 이상의 예금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대출금을 상환할 여력은 있다. 다만 5년물 만기는 아직 3년여 남았기 때문에 회사가 임의로 상환하긴 어렵다. 아울러 어렵사리 재무약정 변경에 동의해준 사채권자들의 존재를 감안하면 금융 차입금을 먼저 갚는 것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대주단이 재무약정 위반을 근거로 롯데케미칼의 기한이익상실(EOD)을 논할 상황도 아니다. 시중은행이 회사채 상환 보증까지 한 상황에서 일시적인 위반을 문제 삼기도 쉽지 않다.

      이에 롯데케미칼과 대주단은 인수금융 5년물 재무약정 준수를 유예해주기로 의견을 모았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인수금융 재무약정 적용을 유예하되 이후엔 실적을 살펴 다시 웨이버 관련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 측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금융과 관련한 웨이버는 올해 2분기까지 받아놓은 상황"이라며 "하반기 재무상황을 보고 추가 웨이버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2일 이영준 롯데케미칼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진행 중인 사업구조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현금흐름 중심의 엄중한 경영을 지속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