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CEO, '자사주' 얼마나 가지고 있을까...신한ㆍ하나 '9억', KB '4억' 우리 '1억'
입력 2025.02.14 07:00
    4개 금융지주 회장, 자사주 4만9520주 매입
    매입액 총 20억원 상당…평가액도 증가
    규모는 하나 함영주 회장, 수량은 신한 진옥동 회장 많아
    KB 양종희 회장은 전임 대비 적어...우리 임종룡 회장 1.1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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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주요 은행금융지주 주가가 일제히 하락하며 최고경영자(CEO)들의 자기회사 지분 보유 규모도 주목받고 있다. 주가 하락으로 주주들의 실망감이 표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CEO의 자사주 보유량은 경영자와 주주의 이해관계가 얼마나 일치하는지 보여주는 척도로 꼽히는 까닭이다.

      주요 금융지주 회장 중 가장 자사주를 많이 보유한 곳은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었다. 회장의 재임기간이 비교적 짧은 KB금융과 우리금융은 적은 편이었다. 회장이 받는 연봉 대비 자사주 보유 규모는 우리금융이 유의미하게 적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4개 금융지주(KB금융·신한·하나·우리) 회장이 보유한 총 자사주는 4만9520주, 평가액 기준 24억원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매수단가를 감안하면 실제 자사주 매입에 이들이 투입한 자금은 20억여원으로 계산된다.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2023년 연간 성과급을 포함한 4대 금융지주 회장 평균 연봉은 11억3000만원이었다. 함영주 회장이 18억22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진옥동 회장 10억9600만원, 양종희 회장 8억8700만원, 임종룡 회장 7억1200만원 순이었다. 이들은 장기성과보상으로 각각 5억~10억원 안팎의 성과연동주식도 보유하고 있으며, 추후 주가에 따라 현금으로 이연 지급받게 된다.

      이들이 수령한 연봉 대비 현재 자사주 보유 규모는 하나금융과 KB금융이 각각 50%대로 나타났다. 신한금융 진옥동 회장이 84%로 높았고, 임종룡 회장은 23%대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량 기준(우리사주조합 보유분 제외)으로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보유한 자사주가 1만8937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1만5132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1만주 순이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5451주로 보유한 자사주가 가장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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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액 기준으로는 함영주 회장의 자사주 보유 규모가 가장 컸다. 함 회장은 2020년 이후 3차례에 걸쳐 총 4억1600여만원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했다. 12일 종가 기준 이 지분의 가치는 9억2100만원이다. 지난해 8월 주가 연중 고점(6만9300원) 당시 지분가치가 10억원을 넘기기도 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도 현 주가 기준 9억20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진 회장의 자사주 평균 매수 단가는 주당 3만4000원대로, 은행장으로 취임한 이후 역시 3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다. 진 회장 역시 지난해 8월 주가 고점 기준으로 평가액이 12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취임한 지 만 1년3개월이 지난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자사주 보유 규모는 4억4700여만원으로 경쟁사 대비 적은 편이었다. 양 회장은 지주 부회장으로 근무하던 2023년까지 자사주 보유 규모가 451주, 약 3500만원 규모로 매우 적었다. 지난해 3월 약 3억8000만원을 들여 5000주를 매입하며 현재 규모로 키웠다.

      당시 KB금융은 양 회장의 자사주 매입과 관련, '밸류업 프로그램이 추진 중인 가운데 주주가치 제고와 책임경영을 다 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다만 양 회장은 지난 5일 실적발표 이후 계열사 대표이사 및 지주 경영진들이 17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하는 과정에선 함께 매입에 나서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양 회장의 자사주 매입 규모를 두고 전임 윤종규 회장과 비교하는 시선이 제기되기도 한다. 윤 전 회장은 2014년 취임 이후 2019년까지 5년간 14차례에 걸쳐 자사주 2만1000주를 매입했다. 매입에 들인 자금 규모만 7억5000만원에 달한다. 현재 이 지분의 가치는 약 17억7000만원에 이르고 있다.

      임기 반환점을 지나 내년 연임을 노리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경우 타 금융지주 CEO에 비해 자사주 보유량이 가장 적었다. 취임 6개월 후인 2023년 9월 1억1800만원을 들여 1만주를 매입한 게 전부다.

      CEO들의 자사주 보유 규모는 최고경영자와 주주의 이해관계가 얼마나 일치하느냐는 척도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요 금융지주사 주가가 실적과는 별개로 부진을 보이며, 경영진에 주가부양의 책임을 좀 더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의 경우 채용비리 혐의 등 주가에 악재가 불거졌을 때 책임경영 의지를 강조하는 의미로 자사주 매입을 활용해왔다"며 "윤 전 회장이 보유 지분을 언제 매각에 나설지도 금융권의 관심사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