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더 오른다고?"…한화·LIG 등 방산株 기대감 유효할까
입력 2025.03.20 07:00|수정 2025.03.20 07:20
    방산주 추가 랠리 가능성에 관심
    PER 고평가 우려 속 신중론도 고개 들어
    단기적으론 긍정적 전망, 장기적으론 실익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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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방산주가 지속해 상승 랠리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유럽 주요국들의 재무장 계획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방산업체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투자업계는 여전히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보지만, 급격한 주가 상승세에 장기적인 실익을 따져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고개를 든다.

      지난 1년 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309%, 현대로템은 261% 상승했다.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KAI)도 각각 72%, 66% 뛰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네이버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9위에 올라섰으며, 지난해 초만 해도 100위권 밖이었던 현대로템 역시 시총 39위까지 급상승했다. 

      조선업계도 미 군함시장 진출을 통해 방위산업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한화그룹은 필리조선소 인수에 이어 미국에 조선소를 보유한 호주기업 오스탈 인수 계획을 밝히며, 군함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시스템의 주가도 상승세를 보였다.

      HD현대중공업 또한 미국 내 조선소 인수를 검토중이란 입장이다. 회사는 필리조선소를 제외하고 미국 내 7~8개의 조선소 검토를 마쳤으며, 다른 지역의 조선소들도 추가로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은 이지스함 건조에 강점을 지녀 미국의 함정 건조 시장이 열린다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시장의 관심은 이러한 급등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로 모아진다. 아직까지도 투자업계 컨센서스는 "방산주의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에 맞춰져 있다.  

      한 증권사 방위산업 연구원은 "국내 방산업체들은 피어그룹 대비 여전히 주가가 낮은 편"이라며 "유럽 각국의 재무장 속도가 더딘 만큼, 국내 방산업체들이 단기적으로 수출 기회를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국방 예산이 증액한다면, 한국 방산업체들이 주요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방위산업은 결국 국방 예산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최근 글로벌 국방비 지출이 증가하는 흐름이라 시장 파이 자체가 커지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에 맞춰 국내 방산업체들의 주가도 재평가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방산 업체들의 실적도 그간의 주가 상승세를 뒷받침한다는 평가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은 한국에서 생산하던 K9 자주포와 K2 전차의 ‘갭 필러(Gap Filler)’ 물량이 폴란드로 대량 수출되면서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발생했다"며 "고정비는 유지된 상태에서 생산 효율성이 향상되며 납품 속도가 빨라졌고, 이에 따라 마진율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급격한 주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현 시점에서의 방산주 밸류에이션을 분석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분쟁이 발생할 때 방위산업의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30배 수준이었다"며 "현재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하면 20~22배 수준이 적정한 밸류에이션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피어그룹 대비 여전히 낮지만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의 PER은 적정 밸류에이션을 웃돌았다. 

      기업별로 주가 상승 여력을 나눠 분석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실제로 수주 파이프라인이 확보된 기업들을 중심으로 주가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은 보유한 수주 물량을 기반으로 중동 지역까지 시장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단기적으로 한국 방산업체들이 수혜를 볼 것이란 점에는 이견이 없다. 유럽 방산업체들이 생산설비 확대에 나선다고 해도, 단기간 내 자체 재무장을 마치기는 현실적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글로벌 방위산업 경쟁이 심화하고, 한국 방산업체들의 기술 유출 가능성도 우려되는 요소로 꼽힌다.

      한 신용평가사의 방위산업 연구원은 "무인기에 강점을 두고 있는 튀르키예와 6세대 전투기 기술을 보유한 일본이 경쟁력을 키워 신흥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며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는 점은 한국 업체에 위험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업체들은 폴란드 등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수출을 이어왔는데, 수출처를 다변화하지 못한 점도 변수"라고 내다봤다. 

      기술 유출 우려도 주요 변수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유럽의 방위비 증액에 따른 수혜를 극대화하기 위해 현지 업체들과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이다. 통상 대규모 방산 수출 계약은 국내에서 부품을 생산한 후 현지에서 최종 조립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다만 현지업체와의 협력 수위를 높이거나, 현지 완전생산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할 경우 핵심 기술 유출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방위산업 관계자는 "과거 튀르키예에 K2 전차를 수출할 당시 현지 생산 방식으로 계약했는데, 이후 튀르키예가 자체적으로 유사한 전차를 생산하며 기술 유출 논란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지완전생산 방식으로 계약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해외업체와의 협력 강화를 마냥 긍정적으로 내다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자체적인 방위력을 강화하겠다고 방침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지원금 중 일부를 자국업체에 우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유럽국의 방위비가 해외업체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럽의 방위비 증액이 한국 업체들에 얼마만큼의 추가적 실익을 안겨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