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證 "당국 결정에 따라 환수 등 추가조치 논의 예정"
업계, 부동산 PF 이어 ETF 손실 관련 성과급 회수 여부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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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억원 규모의 손실을 초래한 신한투자증권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LP) 담당 부서 사고의 여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핵심 책임자에 대한 이연 성과급 회수 여부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성과급 이연 지급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성과보수 환수 제도의 실질적인 적용 범위를 판단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8월, 신한투자증권은 장내 선물매매 및 청산 등으로 1300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후 회사는 금융사고 처리 과정 속 책임이 있다고 판단된 임태훈 전 국제영업본부장을 지난해 10월 보직 해임했다.
문제의 거래는 국제영업본부 산하 법인선물옵션부에서 발생했으며, 임 전 본부장은 상위 조직의 책임자로서 조직 관리 소홀과 내부통제 미비의 책임을 진 것이다. 금융감독원 역시 검사반을 신한투자증권에 파견해 조사하고, 26개 증권사와 운용사의 파생상품 거래에 대해 전수 점검을 실시했다.
신한투자증권 내부 규정에 따르면, 고의 또는 과실로 회사에 손실을 끼친 임원에 대해서는 보수위원회 결의를 통해 성과급 지급 전 전액 또는 이연분의 환수가 가능하다. 신한투자증권은 최종 성과급 중 60%를 당해 연도에 지급하고, 나머지 40%는 3년에 걸쳐 이연 지급하고 있다.
임 전 본부장은 2020년부터 꾸준히 회사 내 연봉 '탑5'에 이름을 올려 왔으며, 26일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그의 지난해 총보수는 16억500만원이었다. 이 중 성과급 11억700만원은 아직 지급되지 않은 상태다. 통상 신한투자증권은 성과급을 연말에 지급한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금감원 공식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내부적으로 성과급 환수 여부 등에 대한 판단을 신중히 할 계획"이라며 "당국의 제재 수위가 결정되면 사내 논의를 거쳐 최종 지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금감원은 해당 사건의 제재 수위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한투자증권 금융사고의 사실관계 확인과 법률 적용 검토는 끝났고, 현재 내부적으로 제재 방안을 심의하고 있다"며 "성과급 환수 여부는 회사가 지배구조와 보수 정책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금감원의 제재 심의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최종 결정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한편 지난 2023년 일부 증권사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과 관련해 임원의 문책성 인사 조치가 이뤄지며 이연 성과급 환수 사례가 나타나기도 했다. 법원 역시 이연 성과급 환수에 대해 회사의 판단과 재량을 폭넓게 인정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2022년 한 증권사 퇴직자의 이연 성과급 청구 소송에서, 회사가 내부 손실을 이유로 성과급 전액을 환수한 조치에 대해 "고의·과실과 무관하게 손실이 발생한 이상 환수가 가능하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연성과급은 임금이 아닌 성과보수 성격이며, 환수는 징계처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사용자에게 성과보수 환수에 대한 광범위한 재량이 있음을 인정했다.
증권업계에선 이번 신한투자증권의 후속 조치가 성과급 환수 제도의 적용 범위를 가늠할 수 있는 사례로 주목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보수의 상당 부분이 성과급으로 구성되는 업계 특성상, 손실 규모나 책임 여부에 따라 성과급 환수가 현실화될 경우 시장 전반의 영업 활동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