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 성장 통한 수익성 확보하기 어려워진 은행들
대체 수익 확보 위해 기관영업에 힘 실어
몇 년간 더욱 강해진 출연금 경쟁…수익성 확보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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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은행들의 여신성장이 예년 대비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체 수익원으로 기관영업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기관영업 경쟁이 과열되면서 출연금 경쟁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은행들이 이에 걸맞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거란 목소리도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들어 은행에서 기관영업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은행들이 밸류업 정책에 발맞춰 보통주자본(CET1)비율 관리를 강화하고 있고, 당국에서 가계대출 억제 정책 등을 펴면서 여신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순이자마진(NIM)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CET1 비율 관리 필요성까지 커지면서 마진 뿐만 아니라 대출 확대 어려움까지 가중되는 상황이다.
은행들은 이같은 상황에서 기관영업 강화를 통해 저원가성예금 확보에 힘을 싣는단 계획이다. 지자체 금고은행으로 선정될 경우 수신 뿐만 아니라 여신 측면에서도 비교적 위험가중치가 낮은 우량자산 위주로 여신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권이 여신을 선별적으로 취급하면서 리밸런싱을 하고 있다"라며 "그러다 보니 수신 위주의 기관 영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은행권 다른 한 관계자는 "당국에서 가계대출 등 여신 확대에 제동을 걸면서 수익원이 줄어들 걸로 예상되다 보니 기관영업 등에서 대체 수익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규모가 큰 서울시·경기도금고 등 대형 지자체 금고 입찰은 없지만, 고양시나 구리, 부천, 울진 등 전국 곳곳에 지자체 금고 입찰이 예정돼 있는 만큼 담당 임원들도 전국 단위로 영업에 나서면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은행들은 지속되는 출연금 과당경쟁에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익 확보를 위해 기관 입찰에 들어가야 하지만, 기존 관리 은행을 제치고 신규로 선정되기 위해선 높은 출연금이나 금리를 제시해야 하는 게 관행처럼 굳어지고 있어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기관시장에 대한 은행권 경쟁이 굉장히 강해졌기 때문에 수익성이 상당히 낮아졌다"라며 "(출연금을)적게 넣으면 선정이 어려워지고, 많이 쓰면 수익성이 망가지기 때문에 여러 은행들의 고민이 굉장히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까지 진행된 대형 시금고 경쟁에서 승기를 잡은 일부 은행들은 올해 상대적으로 작은 지자체 금고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는 방법도 검토하는 분위기다. 지자체의 경우 주요 공공기관이나 대학 등과 비교해 출연금이나 금리가 당락에 미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대신 올해 '대어'로 꼽히는 나라사랑카드나 만기가 돌아오는 대학교 영업에 집중하는 등 각 은행별로 각기 다른 기관영업 전략을 펼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은행권 다른 한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과당경쟁으로 역마진을 내면서까지 입찰 경쟁에 나서지 말라고 하고 있다 보니 이런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살펴 볼 것"이라며 "시도금고 입찰에서는 행안부가 출연금 평가 등에서 가이드를 제시하는데 올해 추가적인 가이드를 낼 가능성도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