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선 무너진 코스피…'관세 전쟁' 현실화에 외국인 9거래일째 '팔자' 행진
입력 2025.04.09 16:44
    관세 전쟁 격화에 증시 급랭…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코스피 대장주 약세
    '1500원' 목전 앞둔 환율…금융위기 이후 최고수준인 1484.1원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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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코스피가 23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충돌이 정점을 향하며 투자심리를 급랭시켰고, 외국인은 9거래일째 코스피를 팔아치우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둔 환율 흐름도 금융시장 불안을 부채질했다.

      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0.53포인트(1.74%) 하락한 2293.70에 마감했다. 장 초반 한때 0.18% 하락 출발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줬지만,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 시점(현지시간 9일 0시1분ㆍ한국시각 오후 1시1분)을 기점으로 낙폭이 커지며 2284.72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장중 2300선을 밑돈 것은 2023년 11월1일 이후 1년5개월 만이다.

      투자자별로 보면 외국인은 이날 현물 시장에서 1조8억원 순매도했다. 지난달 28일부터 9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온 외국인의 순매도 누적액은 총 10조2290억원에 달한다. 이날 기관도 698억원 순매도에 나섰고, 개인만 9392억원어치를 사들였으나 코스피 하락장은 막지 못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0.93% 하락한 5만3000원, SK하이닉스는 2.65% 내린 16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1.26%), 삼성바이오로직스(-1.20%), 현대차(-0.67%), NAVER(-1.50%) 등도 줄줄이 하락했다.

      특히 셀트리온은 트럼프 행정부가 의약품에 대해서도 고율 관세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5.27% 급락, 15만4500원으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15.06포인트(2.29%) 빠진 643.39로 하루를 마감했다. 장 초반 653.84로 시작했지만 외국인의 매도세에 낙폭이 확대됐다.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969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837억원, 기관은 194억원 순매수했다.

      시총 상위 종목 중 알테오젠(-3.61%), HLB(-5.56%), 휴젤(-5.21%), 클래시스(-4.14%), 삼천당제약(-12.23%) 등 바이오주 하락이 두드러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통화 이후 부각된 LNG 및 조선 관련 종목은 상승세를 보였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6.59%, 넥스틸은 26.08% 급등 마감했다.

      환율도 1500원을 눈앞에 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9원 오른 1484.1원으로 마감했다. 금융위기 시절이던 2009년 3월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상호 관세가 본격화되면서 당분간 증시 변동성은 높겠지만 향후 이를 완화시킬 이슈가 나오면 빠른 반등이 나올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와 조선,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등 주요 사안을 긍정적으로 논의했다고 한 만큼,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