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반도체·바이오 중심 전방위 랠리
코스피ㆍ코스닥 동반 4% 이상 급등
원·달러 환율도 하루 새 38원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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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유예를 선언하자, 우리나라 증시가 단숨에 반등했다. 전일 트럼프發 관세 전쟁 본격화에 2300선을 내줬던 코스피는 하루 만에 2400선에 재진입을 했고, 코스닥도 4% 넘게 급등했다.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3.93포인트(4.53%) 오른 2397.63에 개장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27.76포인트(4.31%) 오른 671.15로 급등했다.
개장 직전 미국발 상호관세 유예 조치가 전해지면서 글로벌 투자심리는 급속도로 회복됐기 때문이다. 이날 다우지수는 5년 만에 최대폭인 7.87% 급등했고,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9.52%, 12.16% 급등하며 2008년·2001년 이후 최대 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일 하루 만에 1480원대까지 뛰었던 원·달러 환율도 이날 1446.0원으로 38.1원 급락 출발했다. 시장은 트럼프가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대해 90일간 상호관세를 유예"한다고 발표하면서, 대외 경제 변수 완화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 초반 투자자별 수급을 보면 코스피에선 외국인이 280억원, 기관이 153억원 순매도했고, 개인이 485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133억원)과 기관(-30억원)이 매도세를 보였지만, 개인(165억원)이 매수세를 견인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이 일제히 급등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삼성전자가 6.23% 오른 5만6300원, SK하이닉스는 무려 13.45% 급등했다. LG에너지솔루션(5.57%), 현대차(6.07%), 기아(6.21%) 등 주요 수출주들도 관세 완화 기대에 강하게 반등했다.
기술주 중심의 코스닥 시장도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에코프로비엠(7.71%), 에코프로(8.68%) 등 코스닥 대표주가 강세를 보였고, 알테오젠(6.04%), 레인보우로보틱스(7.44%), 삼천당제약(8.54%) 등 바이오주 역시 탄력을 받았다.
전일 의약품 관세 이슈로 5% 넘게 하락한 셀트리온은 역시 이날 장 초반 7.25% 오르며 낙폭을 만회했다.
시장 일각에선 트럼프의 상호관세 유예가 '트럼프 풋'으로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관세 불확실성으로 연일 급락하던 증시가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중국 관세는 여전히 유효하고, 무역 갈등이 언제든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일시적 반등'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병존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상호관세 유예가 시장엔 단기적 안도감을 줬지만, 여전히 대중 관세는 125%로 유지되고 있어 완전한 위기 해소로 보긴 어렵다"며 "오늘처럼 급반등 이후에는 CPI 발표, 빅테크 실적 등 핵심 이벤트를 소화해가며 주가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