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순이익 급등 전망 속 자본비율 반등 시동…'환원정책 시험대' 오른 주가
입력 2025.04.16 10:40|수정 2025.04.16 10:42
    1분기 예상순익 1조6400억…시장은 CET1 회복에 '주목'
    지난해 자본비율 급락 후 주가 낙폭 금융지주 중 1위
    "자본여력 회복이 주주환원 이어져야 주가 반등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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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KB금융이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수준의 순이익을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의 시각은 실적 자체보단 자본비율 회복과 주주환원 정책에 맞춰지고 있다. 지난해 실적 기준 CET1(보통주자본비율) 하락으로 주주환원 기대감이 낮아지며 그간 금융주 중 가장 큰 폭의 주가 하락세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순이익 증가는 CET1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주가에 긍정적인 요소다. 다만 순이익 상승에도 불구, 시장에서 전망하는 수준의 주주환원정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주가에는 또다시 독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올해 1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약 1조6400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491억원 대비 50% 이상 증가한 수치이며,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홍콩 H지수 연계 ELS 손실 관련 보상 비용 8620억원을 충당부채로 적립하면서 순익이 급감했지만, 올해는 해당 비용이 제거되면서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시장의 관심은 실적 수치 자체보다도, 이를 기반으로 한 주주환원 정책에 쏠리고 있다. 특히 CET1 회복 여부와 자사주 매입 확대 가능성이 주요 포인트다. 

      CET1은 금융사의 주주환원 능력을 가늠하는 핵심 건전성 지표다. 자산을 위험도에 따라 평가한 '위험가중자산(RWA)'을 분모로, 보통주자본을 분자로 산출된다.  

      지난해 KB금융은 금융지주 최초로 연간 순이익 5조원을 넘겼지만, 실적 발표 이후 CET1 하락폭(-33bp)이 부각되며 주가는 6.7% 하락했다. 당시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고, 자회사 실적 및 충당금 전략에 대한 설명도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당시 KB금융은 상반기 기준 5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1조76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내놨으나, 이는 시장이 기대했던 자사주 소각 규모(약 1조원)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해 총주주환원율도 39.8%에 그쳐 신한금융(40.2%)보다 낮았다.

      이와 관련해 KB금융 측은 "경기 회복 지연과 부동산PF, 해외부동산 등 리스크 요인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적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해명했지만, 시장에선 설득력 있는 메시지로 받아들이지 않았고 투자심리 역시 냉각됐다.

      최근 KB금융 주가는 7만원대 중후반으로, 작년 12월 고점(10만1200원) 대비로는 30%가랑 떨어진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KB금융의 올해 1분기 CET1 비율이 13.65%까지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순이익 증가와 RWA 관리로 CET1이 전 분기 대비 15bp 상승할 것"이라며 "자사주 매입 확대는 자본비율 반등이 확인된 이후 2분기 이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확대는 CET1 반등이 확인된 뒤 2분기 이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1분기 실적에서 중요한 건 순익보다도 자본비율 회복 여부"라고 설명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RWA 증가율을 2~2.5%로 가정할 경우, 하반기 자사주 소각 규모는 6000억원까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실적 개선이 이어지더라도 대내외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6.3 조기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금융업계 상생 압박 등은 은행권의 대손비용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금 당장은 유예됐지만, 관세 충격이 수출기업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줄 경우 은행권의 대손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시장에서는 KB금융의 주주환원 확대가 가시화된다면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순이익 전망치가 상향되며, 주가 하락의 신호탄이 됐던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눈높이 역시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정 연구원은 "주주환원 시그널이 명확해질 경우 주가 턴어라운드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