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C캐피탈이 투자한 파마리서치, 돌아온 '외국인 관광객' 최대 수혜자?
입력 2025.05.26 07:00
    밸류 부담에도 주가 고공행진
    스킨부스터 트렌드에 리쥬란 중심 성장세 뚜렷
    CVC캐피탈과 함께 유럽 진출 가속화 기대
    RCPS 전환 예상에 오버행 우려도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관광객들의 최고 수혜자는 파마리서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계속되는 호실적에 증권사들이 잇따라 목표주가를 올려잡고 있는 가운데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제기되지만 스킨부스터의 대명사 '리쥬란'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는 고공행진하는 모습이다.

      파마리서치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 상승한 1169억원, 영업이익은 68% 증가한 447억원으로 집계됐다. 컨센서스를 웃도는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파마리서치의 1분기 의료기기 매출액 695억원 중 국내 매출은 483억원, 수출은 212억원으로 나타났다. 

      에이피알 등 최근 주목받는 K뷰티 기업들은 대부분 해외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파마리서치는 아직 수출보다 내수의 비중이 더 높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관광객들의 선택을 받은 점이 호재로 여겨진다. 내수로 분류되는 의료 관광객이 향후 수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국제의료정보포털에 따르면 외국인 의료관광객은 2023년 60만6000명에서 2024년 112만명으로 전년 대비 93% 상승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피부과 진료환자의 증가세로, 2023년 24만명 규모에서 지난해 71만명으로 3배가량 늘어났다. 

      주사요법 시장의 최근 트렌드는 스킨부스터인데, 파마리서치의 '리쥬란'은 스킨부스터의 대명사로서 지배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피부미용 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추정되는 주사요법 시장은 올해도 톡신과 필러보다는 스킨부스터 중심의 성장 트렌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난해 글로벌 1위 스킨부스터에 등극한 리쥬란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짚었다. 

      성장세에 증권사는 잇따라 목표주가를 올려잡고 있지만 주가가 급등하면서 이제 밸류가 부담스럽다는 시각도 나온다. 지난 2월 27만6500원이었던 주가는 22일 44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2023년 14.64배였던 주가수익비율(PER)은 2024년 30배로 껑충 뛰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차트만 봐도 과열 부담이 있다"면서 "실적이 잘 나오고 있어 굳이 팔 필요는 없지만 지금 들어가기에는 애매하다고 본다. 지금 성장하고 있는 건 맞지만 앞으로도 계속 잘 될거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주가가 많이 올라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충분히 있고,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실적 상향 추세가 계속되고 있고 갈더마 등 해외 피어를 고려하면 부여할 수 있는 밸류 수준으로 본다"고 전했다. 

      오버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10월 유럽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CVC캐피탈은 파마리서치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특수목적법인 폴리시컴퍼니(Polish Company)를 통해 2000억원을 투자, 상환전환우선주(RCPS) 118만5647주를 확보했다. 

      해당 RCPS는 오는 10월 전환 청구가 가능하며, 전환가액은 17만119원이다. 현재 주가가 40만원을 웃돌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에서는 CVC캐피탈이 높은 확률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매도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향후 오버행 수급을 지켜봐야 하지만, 이후 블록딜로 파는 경우도 배제할 수는 없으니 향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는 지난해 유럽연합(EU)의 의료기기 규정 CE MDR을 획득하며 연내 유럽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다. CVC캐피탈과 함께 유럽진출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이규철 CVC캐피탈 한국대표와 이원배 CVC캐피탈 싱가포르법인 수석이 기타비상무 이사로 선임됨에 따라 향후 전략이 수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선 증권사 연구원은 "CVC는 기투자한 포트폴리오 등을 통해 충분히 시너지를 내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CVC캐피탈이 이사회 멤버로 참여함에 따라 회사가 추진하던 M&A 등 투자 전략은 충분히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마리서치는 "CVC캐피탈과는 향후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다"면서 "M&A는 필요하다면 적극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화된 내용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