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개발 추진…블랙스톤 등 해외자본도 '눈독'
입력 2025.09.15 07:00
    진접읍 일대 2.2GW 규모 KDV 프로젝트
    블랙스톤 등 총액인수 가능성 타진
    KT·현대엔지니어링 등 참여 검토
    55개동 규모로 여의도 면적에 필적
    입주 수요 확보와 전력망 연계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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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남양주시가 경기 동북권 일대에서 초대형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개발을 추진 중이다. 사업명은 'KDV(Korea Digital Valley) 프로젝트'로, 목표 전력 수요만 2.2기가와트(GW)에 달하며 단일 프로젝트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블랙스톤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초기 단계부터 프로젝트 참여 의향을 타진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준공 시 총액 인수 구조가 주로 거론되며, 국내 대형 운용사들은 막대한 자본 규모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으로 한발 물러선 분위기다. 해외 운용사와 대체투자펀드들은 '차세대 인프라'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초기 부지 조성과 전력·통신 인프라 구축 단계에선 남양주시와 국내 기업이 참여하고, 장기적으로는 해외 인프라펀드·리츠와 국내 금융기관이 공동 투자하는 구조가 예상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KT와 현대엔지니어링이 건축·통신·전력 설비 구축 참여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메타가 지난해 발표한 루이지애나 AI 데이터센터 캠퍼스가 약 2GW 규모인 점을 고려하면, 남양주 프로젝트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초대형급 사업이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용인·세종 센터가 100MW 안팎에 불과하다. 

      통상 데이터센터 가치는 1MW당 25억원 수준으로 평가받는데, 이를 적용하면 남양주 프로젝트는 약 7조7000억원에 달한다. 공사비까지 포함하면 사업비만 10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단일 캠퍼스로 2.2GW를 수용한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사실상 국가 기간사업에 준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업계 표준 PUE(전력사용효율)로 환산하면 총 설비 부하가 약 2.6GW~2.7GW에 이른다. 이를 공급하려면 송전선로와 변전소 다수 신설이 불가피하다. 

      한국전력은 이미 평내·호평 일대에서 변전소 신설을 추진 중이지만, 주민 반발로 지연되고 있다.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2028년까지 남양주·신하남·신고양에 신규 변전소를 건설한다는 계획이 담겨 있지만, 2.2GW를 단기간에 연결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지 확보도 큰 과제다. 40MW 데이터센터 동 1개당 연면적 5만㎡(약 1만5000평) 기준으로, 2.2GW를 수용하려면 약 55개동(83만평)이 필요하다. 캠퍼스 내 도로·유틸리티까지 합치면 여의도 면적에 필적하는 규모다. 

      입주 수요 확보 역시 변수다. 클라우드와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고 있지만, 수도권에서는 이미 네이버·카카오·SK텔레콤·KT 등 대형 프로젝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최근 우리금융과 카카오의 남양주 데이터센터 개발 계획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맥쿼리인프라는 이지스자산운용으로부터 하이퍼스케일급 하남 데이터센터를 734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남양주 프로젝트는 이보다 10배 이상 큰 규모로, 단일 재무적투자자(FI)만으로는 감당이 어려울 수 있다. 해외 연기금, 인프라펀드 컨소시엄과 국내 금융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복합 구조가 예상된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해외 대형 인프라 펀드들이 '제2의 맥쿼리' 포지션을 노리며 전액 인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주광덕 남양주시장이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만큼 사업 추진을 위한 중개 활동과 기업간 합종연횡이 활발히 진행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