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주관사 선정 PT 21일 시작…'데카콘' IPO에 증권사들 '총력전'
입력 2025.10.17 15:04
    국내외 11곳 PT 참여…21~23일 경쟁 PT
    최영준 CFO와의 네트워크·지분 관계 주목
    티몬·SSG닷컴 인연 가진 미래ㆍ한투ㆍ씨티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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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무신사의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이 이달 21일부터 23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10조원 초반대 밸류가 거론되는 '데카콘'급 IPO에 국내외 증권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영준 최고재무책임자(CFO)와의 인연이 있는 증권사, 무신사와 지분·거래 관계를 맺은 증권사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달 말 국내외 주요 증권사 11곳을 주관사단 적격 후보(숏리스트)로 확정했다. 국내에서는 미래에셋·KB·한국투자·삼성·신한투자·하나증권이 이름을 올렸고, 외국계에서는 골드만삭스·씨티·JP모건·모건스탠리·UBS 등 5곳이 포함됐다.

      PT는 오는 21~23일 사흘간 진행될 예정이며, 한국투자증권이 첫 순서로 발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 수가 많은 만큼 일정 조율에도 공을 들였고, 증권사들은 추석 연휴 기간을 사실상 반납하고 PT 준비에 나섰다. 대표이사급 인사까지 PT에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이번 무신사 주관사 경쟁이 단순한 몸값 경쟁이 아니라 네트워크가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증권사들이 최영준 CFO와의 접점 확보를 중요한 경쟁 요소로 보고 있다는 평가다.

      최영준 CFO는 삼일회계법인 회계사 출신으로, 베인앤컴퍼니 컨설턴트와 코너스톤에쿼티파트너스 투자심사역을 거쳐 국내외 여러 사모펀드(PEF)에서 근무했다. 이후 티몬 CFO와 SSG닷컴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역임했고, 2023년 무신사에 합류했다.

      최 CFO는 티몬과 SSG닷컴에서 IPO를 추진한 경험이 있다. 특히 SSG닷컴은 당시 목표 기업가치를 10조원대로 제시해 무신사와 비교 대상이 되고 있다. 티몬은 2020년 초 주관사 선정 작업을 진행해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고, SSG닷컴은 2021년 미래에셋증권·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대표주관사로, 모건스탠리와 JP모건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했다.

      이 같은 이력 때문에 과거 SSG닷컴 주관 경험이 있는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에셋은 티몬과 SSG닷컴 모두에서 주관사로 참여했던 경험이 있어 초반에는 ‘미래에셋이 가장 유력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다.

      무신사와의 지분·거래 이력을 바탕으로 한 연결고리를 가진 증권사들도 기대감을 보이는 분위기다. 하나증권은 2020년 17억원, 지난해 26억원을 투자해 무신사 지분 0.11%를 보유 중이다. 신한투자증권은 같은 금융그룹 내 신한벤처투자가 약 120억원 규모의 무신사 지분을 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유력하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국투자증권은 무신사가 RFP를 배포하기 전부터 전담 팀을 꾸려 오랜 기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인력 조정이 있었지만 전통적인 IPO 강자로 꼽히는 데다, 타사 대비 비교적 높은 밸류를 제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숏리스트에 오른 증권사 대부분은 기업가치를 10조원 초반대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무신사는 높은 몸값 자체보다는 IPO 완주 가능성과 전략 제시력을 더 중점적으로 평가한다는 입장이지만, '10조원 밸류'가 언급된 상황에서 그보다 낮은 수준을 적어내긴 어려웠다는 게 증권가의 전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티몬과 SSG닷컴 주관사로 모두 선정됐던 미래에셋증권이 가장 유력하다는 소문이 초반에 돌았지만, 미래에셋이 비교적 보수적인 밸류를 제시한 것으로 안다"며 "제안서 제출 이후에는 지주 차원에서 전사적으로 수주전에 집중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