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실적 개선 기대감에도…정책 리스크 추가 '첩첩산중'
입력 2025.10.27 07:00
    자동차 이어 어린이보험도 '보험료 인하'
    중장기 체력 강화 목표에 리스크로 부상
    실적 개선 시점 불명확…투심도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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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장기 체력 강화'를 목표로 내세운 현대해상에 정책 리스크가 드리우며 주주들의 심기가 불편해지고 있다. 수년째 보험료 인상이 제한된 자동차보험에 더해 간판상품인 어린이보험까지 보험료를 인하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적 개선 기대감에 올해 들어 주가는 상승세지만, 경계 심리가 분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현대해상은 2만7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2만5000원선에서 거래되던 올해 초와 비교하면 주가가 11% 상승했다. 올해 최저점이었던 4월 초(1만9960원)보다는 39% 올랐다.

      주가가 오르긴 했지만, 상승률 자체는 최근 주식시장 흐름에 비해 아쉬운 수준이다. 올해 코스피지수는 연간 기준 최고 상승률(59%)을 기록했다. 삼성화재(28.4%), DB손해보험(29.2%) 등 경쟁사들의 상승률에도 못 미친다.

      업계에선 실적 개선 기대감 등에 주가가 방어되고 있지만, 경계 심리는 여전하다고 분석한다. 현대해상의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4506억원으로 전년 대비 45.9% 감소했다. 회사는 과당 경쟁대신 수익성 강화에 집중했기 때문으로 신계약CSM배수가 15.7배로 상승했다고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 양적 성장을 포기했다는 건 합리적인 결정이고, 실제 지표가 개선됐으니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니다"라면서도 "턴어라운드 시점이 언제가 될 지가 중요한데, 정책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이라 회사도 쉽게 가이드를 내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 개선 흐름에도 3만원을 넘기지 못하는 건 투자자들이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실제 현대해상의 경우 회사의 매출을 견인하는 상품들이 '민생'과 직결돼 보험료 인상 등에 제약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대표적으로 수입보험료의 20%를 차지하는 자동차보험의 경우 최근 4년 연속 보험료가 인하되며 이미 적자에 접어든 것으로 인식된다.

      지난달 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 등 주요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4.1%로 2020년 집계 시작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대해상의 손해율은 93.8%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올해 자동차보험 적자 규모가 6000억~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본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해상의 분기 자동차 경과보험료는 1조원에 가깝다"며 "이는 DB손보와 유사한 규모인데 양사의 영업이익 규모는 2배 가량 차이가 나기 때문에 현대해상의 실적이 자동차 수익성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회사의 간판 상품 중 하나인 어린이보험의 수익률 추가 악화 우려도 본격화하고 있다. 어린이보험은 비교적 수익성이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고, 현대해상의 점유율은 70%(태아 가입 기준)에 달한다. 다만 내년부터 보험료 인하 정책이 시작되면서 수입 보험료에 타격이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저출산 극복 지원 3종 세트'를 발표하고, 육아·출산휴가 기간 보험료를 할인하겠다고 밝혔다. 할인율은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정하지만, 3%를 예시로 제시했다. 할인기간 또한 보험사가 정하되, 1년 이상으로 할 것을 제시했다. 어린이보험 상품의 가격에 정부가 일종의 '압력'을 행사하기 시작하면서 마진을 일정부분 포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미 적자인 자동차보험, 실손보험에다 어린이보험까지 정책의 영향권에 들면 사실상 투자손익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해상의 3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2910억원)대비 23% 감소한 225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최근 리포트를 발표한 증권사들은 전망치를 하향하고 1896억~1920억원을 제시했다. 연말 기준 컨센서스는 8145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관련, 현대해상측은 보험업계 관계자는 "할인율이나 기간 등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며 "둘째를 낳을 때 첫째 아이의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구조라 당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