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반등 안보이자 ESS로 방어하겠다는 LG엔솔·삼성SDI
입력 2025.10.30 13:19
    전기차 시장, 미국은 수요둔화·유럽은 안정적 흐름 전망
    데이터센터 투자 등으로 ESS 수요 폭증하자
    라인 전환 통해 ESS 생산능력 확대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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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단기적으로 아직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전기차(EV) 대신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집중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 산업의 확대로 데이터센터의 전력망용 ESS 수요가 증가하자, 그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다변화된 제품을 통해 EV용 배터리 경쟁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매출 5조6999억원, 영업이익 6013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생산 보조금은 3655억원으로, 이를 제외한 3분기 영업이익은 2358억원으로 나타났다. 삼성SDI는 3분기 매출 3조518억원, 영업손실 5913억원으로 집계되며 적자를 면치 못했다. 

      각각 삼성SDI는 28일, LG에너지솔루션은 30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라인 전환을 통해 ESS 시장에 역량을 집중해 미국 내 ESS용 배터리 생산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공통적으로 4분기 전기차 시장이 미국은 수요 둔화, 유럽은 안정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유럽의 친환경 정책 및 규제와 보조금 여부가 엇갈리면서 각 시장에 대한 전망도 달라졌다. 반면 ESS 시장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확대 등으로 인해 기존 예상을 뛰어넘는 큰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사업 기회가 커졌다는 판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미국 주택용 ESS 기업과 6년간 총 13GWh 규모의 공급 계약 및 다수의 전력망 ESS 고객들과 대규모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하는 등 현재 ESS 사업 수주 잔고가 120GWh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셀 양산 준비를 마친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JV) '넥스트스타 에너지'는 북미 수요 대응을 위해 ESS 제품 생산 전환도 검토 중이다. 또한 2027년까지 각형 기반의 LFP ESS 제품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컨퍼런스콜에서 "유연한 라인 전환을 통해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면서 "북미는 ESS 미시간 공장의 램프업(가동률 확대)을 조기 안정화하고 가용 가능한 라인은 전부 ESS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내 EV향 LFP 양산을 시작하는 폴란드 공장도 일부 라인을 ESS로 전환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JV '스타플러스 에너지(SPE)'에서 NCA 기반의 배터리 라인의 가동을 시작했고 ESS용 배터리의 현지 양산을 본격화했다고 밝혔다. 내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LFP 배터리 라인 전환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내년 말 미국 내 ESS용 배터리 생산능력을 연간 30GWh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ESS와 관련해 일부 공급과잉 우려가 있지만 수요 대비 미국 현지의 캐파(CAPA)가 커버 가능한 것은 30% 수준"이라며 "2030년경에야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을 것이다. 회사는 각형 폼팩터를 기반으로 여러 고객사와 협력 논의 중이며 2027년까지 캐파의 상당부분을 물량 확보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 ESS에 집중하는 것은 맞지만 전기차용 배터리 경쟁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성능·표준형·중저가 등 차량 세그먼트별 세분화된 솔루션을 지원해 NCM, LFP, LMR 등 다변화된 케미스트리와 파우치형, 원통형, 각형 등 모든 폼팩터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로 성장하겠다고 제시했다. 삼성SDI는 하이니켈 원통형 46파이 및 각형 배터리로 프리미엄 전기차를 확보하는 한편 LFP 및 미드니켈 배터리를 통한 보급형 전기차 수주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