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교환비율 1:2.54 확정
3단계로 진행된 양사 기업가치 평가
주주총회는 내년 5월22일 열릴 예정
금융당국 규제 리스크도 해소될 듯
-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 비율이 최종 확정됐다. 아직 절차는 남았지만 이번 거래를 위한 가장 큰 고비는 넘기게 됐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기업 가치와 주식 수를 고려해 교환비율을 네이버파이낸셜 1 : 두나무 2.54로 결정했다. 두나무 1주를 네이버파이낸셜 2.54주로 교환하는 방식이다.
큰틀에서 기업가치는 네이버파이낸셜이 약 5조원, 두나무가 약 15조원으로 추산됐다. 다만 두 회사는 발행주식 수와 주당 가치 구조가 달라 주식교환 비율은 다르게 떨어졌다.
기업가치 산정을 두고 막판까지도 변동이 있었다. 협상 말미까지 기업가치 산정에 따른 교환비율은 1:2.8 수준에서 조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종 결론은 이보다 더 낮은 1:2.54로 결정되며 네이버파이낸셜 주주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조가 선택됐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주충실의무를 최우선에 둔 만큼 기업가치 산정은 최소 세 단계의 검증을 거쳤다"며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각각 평가를 받고, 여기에 제3의 외부 기관 평가까지 더해 최종 교환비율이 도출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후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한다. 양측의 주주총회는 내년 5월 열릴 예정이다.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 70%, 미래에셋 30% 구도로 주주 구성이 단순해 주총 통과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거래에서 미래에셋그룹의 동의가 필수적이었는데, 최종적으로는 이번 교환비율을 전제로 한 포괄적 주식교환 안건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나무 쪽은 순조롭지만은 않다. 주요 재무적투자자(FI)들과의 협상은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소수 주주들의 반발 가능성이 남아 있다. 이사회 결의 이후엔 이사들에게 주주충실의무가 본격 적용되는 점도 부담이다. 두나무는 주주 설득에 상당한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주총 후 두나무 주주들은 20일 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지급 규모는 네이비파이낸셜 1주당 17만2780원이다. 향후 네이버파이낸셜의 상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단 의견이 적지 않고 실제로 일부 두나무 FI들은 잔류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지배구조는 크게 변한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약 18.7%, 김형년 부회장은 약 9.3%를 확보해 경영진 합산 약 28%를 보유하게 된다. 현재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70%를 보유한 네이버는 약 19.5%로 내려간다. 다만 네이버는 두나무로부터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의 의결권 절반 이상을 넘겨받기로 해 실질적 지배력을 확보한다.
그간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됐던 금가분리 규제 리스크도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양사 통합이 금가분리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전자금융업자로서 전통 금융회사에 해당하지 않는단 것이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27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1784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오경석 두나무 대표,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등 양사 최고경영진도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합병 이후 사업 구상안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상장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지도 주목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코스피와 나스닥 두개의 시장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
이번 거래가 최종 성사되면, 국내 간편 결제 1위 사업자와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가 결합해 약 20조원대 통합 핀테크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