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모, '통합' 내세운 업데이트에도…삼성카드만 안간힘?
입력 2025.12.02 07:00
    계열사 구분 없이 투자·보험·대출 가능해져
    삼성카드, 업데이트 후 자체 앱 종료 수순
    타 계열사 반응은 미지근…"영업에 영향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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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금융의 통합 플랫폼 '모니모'가 계열사의 기능을 통합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삼성카드가 이를 기점으로 '자체 앱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당초 큰 그림대로 다른 금융계열사들의 지원이 이어질 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모니모는 지난 22일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통장, 투자, 카드, 보험, 연금, 대출 등의 서비스를 한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기능을 통합하는 게 골자였다.

      기존엔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 등으로 탭을 나누었는데, 이젠 필요한 목적에 따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모니모 측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홈 화면에서 '대출' 탭을 클릭할 경우 삼성카드의 신용대출, 삼성증권의 증권담보대출, 삼성생명·화재의 주택담보대출을 한 화면에 제시한다.

      계열사간 칸막이를 없애고 다양한 금융상품을 이용자에게 노출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이런 변화에도 업데이트 전후 차이를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게 내·외부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삼성 금융계열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모니모가 영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는데 이번 업데이트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모니모는 2022년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 등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가 함께 만든 플랫폼이다. 각 계열사의 금융 서비스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모니모 운영 등은 삼성카드가 주관하고, 다른 금융사들이 비용을 분담하는 구조다.

      통합 플랫폼이라는 이름에 비해 내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국내·외 주식 거래는 작년에서야 가능해졌고, 대표 상품을 꼽기도 어려웠다. 올해 4월 국민은행과 협업해 출시한 '모니모 KB매일이자 통장'이 인기를 끌며 그나마 체면을 세웠다.

      이용자 수도 비교적 저조하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9월말 기준 모니모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732만명으로 추정된다. 이 기간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의 MAU는 1000만명에 달했다. KB국민카드(KB페이·962만명), 신한카드(쏠페이·1013만명), 하나카드(하나페이·1000만명) 등이다.

      일각에선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계열사간 불협화음을 꼽기도 한다. 삼성생명·화재·증권은 대면 영업을 중심으로 하고, 비대면 영업도 각자의 플랫폼에서 따로 진행하는 탓에 모니모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총대를 맨 삼성카드가 이끌어 가는 모습이다. 삼성카드는 이번 업데이트에 맞춰 자체 앱을 종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카드대금 즉시결제 등의 기능은 모니모에서만 가능하도록 이관해 놓은 상태다. 

      또다른 삼성 금융계열사 관계자는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나 이승호 삼성생명 신임사장 등은 모니모를 만든 금융경쟁력제고TF 출신으로 모니모를 마냥 두지는 않을 것"이라며 "각 사가 부담하는 비용도 매년 증가하고 있어 어떻게든 실적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각 사 공시에 따르면 삼성생명·화재·증권의 모니모 관련 분담금은 작년 705억원에서 올해 1354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분담금은 삼성생명 541억원, 삼성화재 479억원, 삼성증권 334억원 등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삼성카드 앱 종료 일정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