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IPO 밸류 1.8조…로봇 마중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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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로보틱스가 상장(IPO) 절차에 본격 착수한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로보틱스는 이날 국내외 주요 증권사 9곳에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했다. 이르면 연내 주관사를 확정하고, 연초 예비심사 청구를 목표로 실사 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은 그룹의 로봇·AI 제조 인프라 확장과 연동된다. 최근 조선·중장비·전력기기 등 HD현대 계열의 설비투자(캐펙스)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로봇·AI 기반 제조 자동화 솔루션의 수요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앞서 HD현대로보틱스는 올해 10월 산업은행과 KY PE로부터 1800억원 프리IPO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책정된 기업가치는 약 1조8000억원으로 지난 2020년 KT가 투자했을 당시 5000억원 수준이었던 기업가치가 5년 만에 4배 가까이 뛰었다.
HD현대로보틱스는 국내 제조 로봇 시장에서 40년 넘게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매출은 약 2150억원, 영업이익은 2억6800만원 수준이다.
조선·자동차·물류 등 산업용 로봇뿐 아니라 협동 로봇, 하이브리드 로봇, 조선 특화 로봇 등 제품 라인업이 넓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는 조선소 현장 맞춤형 로봇 자동화 기술을 내년 중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HD현대로보틱스 측은 주관사 PT 및 실사 일정을 조율한 뒤, 내년 상반기 예비심사 청구에 나설 전망이다. IPO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년 중 코스피 입성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좋고 정부 테마도 우호적이라 HD현대로보틱스가 속도전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두산로보틱스보다 실적이 좋은 만큼, HD현대로보틱스의 밸류는 더 높게 설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