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상 실장 주도로 위탁자산 처리안 내부 검토
-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민연금이 이지스자산운용의 위탁자산 처리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이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국민연금 출자 내역을 잠재 원매자들에게 사전 동의 없이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최근 안준상 부동산투자실장 주도로 이지스자산운용 위탁자산 관련 '처리 방침'을 내부 투자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내부 투자위원회에 상정할 경우 회의를 거치고 나면 투자금 회수라는 후속 조치가 이어질 수 있다.
관련 논의 배경은 이지스운용이 지난해부터 경영권 매각 실사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출자한 펀드의 일부 운용 현황을 회계법인을 통해 원매자들에게 제공했다는 문제 제기다.
이달 기준으로 이지스자산운용의 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약 26조원이며, 이 중 국민연금 위탁자산은 약 2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해당 자산의 평가가치가 7조원대에 이른다는 전망도 제시된다.
국민연금이 이지스자산운용에 대한 위탁자산 회수를 실제 검토할 경우 다른 연기금·기관투자가들도 동일한 조치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일부에서 제기된다.
이번 문제는 매각 과정 전반의 갈등에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는 "모든 절차에서 매각주관사의 기준과 규정을 준수했다"며 일본 지역에서 자산운용 플랫폼을 운영해온 삼티AMC(Samty AMC)를 통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본입찰 이후 진행된 '프로그레시브 딜'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법적 대응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의 검토가 실제 집행 가능성보다는 기밀자료 제공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 차원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국내 최대 LP의 위탁자산 처리 방침 논의 착수는 업계 전반에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국민연금이 위탁자산 회수를 확정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관련 검토 내용이나 절차 진행 여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