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터키 공장 넘겨 11조 부채도 절반으로 감축
캐파 줄어드는 만큼 가동률·고정비 부담 완화
테네시 공장 단독운영하되 가동시점은 유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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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이 포드와 합작한 미국 배터리 생산법인 블루오벌SK을 청산한다. 합작법인(JV) 지분을 정리하고 테네시 공장에 집중해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결정이다.
11일 SK온은 계열 JV 블루오벌SK가 포드와의 지분 관계를 정리한다고 밝혔다. 포드 보유지분 50%를 유상감자하되 켄터키 공장 유형자산을 넘기는 방식이다. 블루오벌SK는 지난 2022년 7월 SK온 현지 자회사 SK배터리아메리카가 포드와 설립한 JV다.
블루오벌SK의 감자금액은 총 30억7810만달러(원화 약 4조5260억원)이다. 감자 이후 블루오벌SK 자본금은 종전 50% 규모로 줄어든다. 포드는 67억2349억달러(원화 약 9조8862억원) 가치의 켄터키 공장 유형자산과 함께 공장 자산과 부채를 넘겨받기로 했다. 감자 및 자산 이전 예정일은 내년 3월 31일이다.
회사는 JV 청산으로 재무 안정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3분기말 기준 블루오벌SK의 자산은 약 20조5000억원으로 부채가 11조원에 달했다. 부채 대부분은 JV가 작년 12월 미국 에너지부(DOE)에서 첨단기술차량제조(ATVM) 프로그램을 통해 차입한 대출금이다.
청산 작업이 완료되면 SK온 재무제표에 반영되는 부채는 절반으로 줄어든다. 같은 기간 200%에 달했던 연결기준 부채비율 역시 개선될 예정이다. AVTM 대출의 이자율이 4.5~4.8% 수준이었던 만큼 연간 이자비용도 2500억원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SK온 보유 캐파(Capacity)를 축소하는 결정인 만큼 가동률과 고정비 부담도 완화할 전망이다. 이번 결정으로 SK온 미국 현지 캐파는 82GWh가량이 줄어든다. SK온은 당초 블루오벌SK가 보유한 캐파 일부인 테네시 공장(45GWh)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SK온은 "운영 효율을 제고하기 위해 자산과 캐파의 전략적 재편에 나섰다. 시장 변화에 적시 대응하는 동시에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가속화 및 배터리 사업 생산성, 원가경쟁력을 끌어올려 수익성 중심의 내실 있는 미래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SK온이 집중할 테네시 공장의 상업가동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SK온은 JV 청산 이후에도 기존에 포드에서 수주한 물량을 우선 소화하되, 테네시 공장 가동 시점은 현지 고객사 전동화 전략에 맞춰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