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연이은 사고에 내년 도시정비 수주 물 건너가…등급강등 위험도
입력 2025.12.29 07:00
    송치영 사장 신임 후에도 사고 발생
    내년 도시정비사업 집중 계획에 차질
    사고로 비용 부담인데 내년 먹거리 고민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 더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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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피=윤수민 기자)

      올해만 여섯 차례 사고를 낸 포스코이앤씨가 내년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사 중단으로 인한 손실, 대손충당금 등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내년 먹거리 고민이 커졌다.

      올해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총액은 48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 27조8700억원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포스코이앤씨가 5조9623억원을 수주해 역대 최대 성과를 달성했지만, 전체 규모가 커진 만큼 실적을 늘리지 못했다. 10대 건설사 실적 중 포스코이앤씨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따지면 16.9%에서 12.4%로 감소했다. 올해 도시정비사업이 활황이었지만 수차례 이어진 사고 탓에 수주에 적극 나서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이앤씨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경남 김해시 아파트 신축현장 사고(1월 15일) ▲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건설현장 사고(4월 11일) ▲대구시 주상복합 신축현장 사고(4월 21일) ▲경남 의령군 함양-울산 고속도로 공사현장 사고(7월 28일) ▲경기도 광명시 서울-광명 고속도로 연장공사 현장 사고(8월 4일) 등이다. 

      잇따른 중대재해 사고에 포스코이앤씨는 최고안전책임자(CSO)를 거쳤던 송치영 부사장을 새 신임 사장으로 8월 7일 선임했다. 그런데 지난 18일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신안산선 공사현장에서 또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포스코이앤씨는 "전사적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할 중대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광명 신안산선 사고의 여파는 올해 4분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에 따르면 3분기에 사고 손실 추정액을 반영했으며, 4분기에는 공사 중단 손실 약 2300억원을 추가로 반영해 일회성 요인을 모두 해소할 계획이다. 광명 신안산선 사고 영향 등으로 3분기 기준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여의도 신안산선 사고로 내년에도 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하는 점도 부담이지만 내년 도시정비사업에서 핵심 사업지 위주 수주로 일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 틀어질 가능성이 크다. 연속 사고를 낸 건설사의 브랜드는 조합원의 지지를 받기 어려울 거란 분석이다. 실제로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외앤씨는 당분간 도시정비사업에서 속도 조절을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내년에도 적자가 이어지면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은 더 커진다. 이번 여의도 신안산선 사고가 발생하기 전인 신용평가사 3사 모두 '안전사고 리스크로 인한 대규모 손실과 재무적 영향을 검토해 신용등급에 반영하겠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내놨다. 이번 사고로 신용등급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욱 커진 셈이다. 포스코이앤씨가 발행한 회사채 중 3000억원 규모에는 신용등급이 A-로 떨어질 경우 일시 상환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려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현재 신용등급은 A+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 연쇄 부도 위기에도 포스코이앤씨는 우량한 체력을 가진 건설사로 평가됐지만, 연이은 사고를 겪은 지금은 요주의 건설사로 평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