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신 현대차…삼전·하닉 고점 인식 속 음전
"CPI 앞두고 '추격보다 선별'…지수 상단 제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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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증권시장(코스피)이 13일 오전 장에서 현대차 그룹주의 랠리에 힘입어 연고점을 경신했다. 외국계 증권사 UBS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100만원으로 제시했음에도 주가는 하락전환하는 등 반도체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자동차는 물론 철강ㆍ물류 등 현대차 '밸류체인' 주식들이 급등했다.
다만 시장 체감 온도는 이전보다 낮다는 평가다. 지수는 오르는데 원·달러 환율도 함께 치솟는 '불편한 동행'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하락하며 가격 부담 리스크 역시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오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소폭 오른 4650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에는 4681선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다시 썼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약보합에 그치며 상대적으로 힘이 빠진 흐름이다.
이날 코스피 상승의 실질적인 동력은 현대차 그룹으로 분석된다. 오전에만 9% 가까이 오른 현대차는 장중 40만5000원 신고가를 달성 후 4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현대차가 최근 로봇 사업을 축으로 한 중장기 전략을 공개한 이후, 그룹 전반에 대한 기업가치 재평가 기대가 빠르게 확산됐다.
현대차와 현대오토에버가 나란히 장중 신고가를 경신했고,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등 주요 계열사도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피지컬 AI, 로보틱스, 자율주행으로 이어지는 서사가 주가에 직접 반영되는 모습이다. 포스코홀딩스, 현대제철 등 철강업종도 함께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반도체주는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SK하이닉스는 고점 인식 속에 약세로 돌아섰고, 삼성전자 역시 지수 기여도가 제한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초 이후 코스피가 글로벌 주요 증시를 큰 폭으로 앞선 만큼, 그동안 상승을 주도했던 반도체에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바이오 섹터는 대형주와 코스닥 간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오전 193만1000원까지 오르며 3%대 강세를 보인 반면, 코스닥 대장주인 알테오젠은 전날 외국계 증권사의 셀 리포트 영향으로 약보합권에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수급 역시 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외국인은 반도체 비중을 줄이는 대신 조선·방산·원전 등 실물 산업 중심으로 매수 대상을 옮기는 업종별 순환매를 이어가고 있다. 지수는 연고점 부근이지만, 매수 주체와 업종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은 1470원을 웃돌며 9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과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 헤지, 달러 인덱스가 100 이하인 약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원화의 평가절하는 지속되는 구도다.
고환율 이슈는 코스피 연고점 경신을 빛바래게 만드는 변수란 평가다. 지난해 말 외환 당국 조치 이후 잠시 진정됐던 달러·원 환율은 최근 다시 상승분을 대부분 되돌렸다. 해외 주식 투자에 따른 환전 수요, 달러 예금 증가, 기업 결제 수요가 겹치며 구조적인 달러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환율 상승은 수출주에는 단기적으로 우호적일 수 있지만, 외국인 수급과 증시 전반의 위험 선호도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밤 공개될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앞두고 경계 심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지만, 환율 상승과 CPI 경계심리가 맞물리면서 지수 상단은 자연스럽게 제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독주 국면에서 벗어나 업종별 순환과 체력 점검 국면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