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할 곳이 없다"…고환율에도 해외투자 이어가는 LP들
입력 2026.01.14 07:00
    해외 투자 비중 높아 고환율에도 부담 적어
    국내 GP 규제 강화 등 PEF 투자·회수 부담
    국내는 좋든 싫든 VC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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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내 기관투자자(LP)들이 원화 약세의 불리한 조건에도 해외 중심의 투자 기조를 이어갈 조짐이다. 금융당국의 사모펀드(PEF) 개선방안 등 국내 PEF 운용사(GP)에 대한 규제 강화에 부담감이 커진 데다, 국내엔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 주요 연기금·공제회들은 연초를 맞아 분주하게 올해 계획을 세우고 조직을 정비하는 분위기다. 이에 아직 구체화된 내용은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지만, LP들의 시선은 이미 대부분 해외 투자에 쏠려 있는 모양새다.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의 GP 규제 강화도 가시화되자, LP들도 국내 PE에 출자하는 것이 일견 부담스러운 눈치다. 또한 인수금융을 비롯해 국내에 투자할 만한 딜이 많지 않아 해외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다. 

      한 기관 관계자는 "PE 규제 강화로 LP들이 대부분 심리적인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면서 "아직 연간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이지만, 인수금융 딜의 경우 국내 투자 건은 많지 않기도 하고, (우리 기관은) 꾸준하게 해외 투자를 해왔다"고 말했다. 

      공제회 한 관계자는 "작은 규모로 인해 타 기관 대비 투자 제안 검토 건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2024년과 비교해 2025년엔 확실히 국내 사모대출 등 신규 상품 제안이 줄어든 것이 체감된다"면서 "2026년에도 그리 많을 것 같지 않고, 지금은 해외 재간접 펀드 등을 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공제회 관계자 역시 "최근에는 국내 인수금융 딜이 많지 않기도 하고, 괜찮은 기투자 건은 조기상환되는 경우도 잦다"면서 "1~2년 내 돌아올 규모가 작지 않은데 고민이다. 현재 론이지만 일부 에쿼티의 성격이 있는 해외 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의 고환율 국면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환율이 해외 투자 의지를 저해할 만큼의 요소로 작용하지는 않는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물론 이제 투자를 집행해야 하는 건은 부담의 여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환헤지를 하고 있고, 이미 해외 투자 비중도 높다보니 전반적으로 단기적인 부담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앞선 관계자는 "투자를 검토할 때 환율보다는 해외 딜에 대체될 만한 투자가 국내에 존재하는지 여부로 접근하고 있다"면서 "딜 건수는 물론이고, 딜 구조도 차이가 적지 않기 때문에 LP들에게 환율 자체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고환율인 만큼, 당장 투자를 집행하는 건은 회수 시점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기투자 자산을 회수하는 관점에선 환차익이 있다"면서 "투자자산의 성격에 따라 장기간에 걸쳐 회수되는 자산은 내부수익률(IRR)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편이다"고 짚었다. 

      국내 투자와 관련해서는 벤처캐피탈(VC)에 대한 주목도가 높은 모습이다. 국민성장펀드를 필두로 정부에서 독려하는 분야다 보니 투자 및 수익률 측면에서 확대 여지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VC는 괜찮은 투자 건도 있겠지만, 좋든 싫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평도 나온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VC는 국민성장펀드나 모태펀드 등 정부 정책의 방향성이 있다보니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그동안의 전례를 보면 정부의 의지나 지원에 비해 생태계 조성은 느리다고 보여져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