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도 끄떡없다…AAA급 KT 20년물 발행 자신감
입력 2026.02.04 07:00
    KT 올해 첫 공모채 조달…20년물 포함
    국고채 금리 급등에 장기물 발행 줄어
    "보험사, 연기금 등 기관 수요 흡수할 것"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KT가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20년물 회사채 발행에 나서며 AAA급 발행사로서의 조달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근 국고채 금리 상승에 장기물 조달 여건이 빠르게 악화한 상황에서도 차입 구조를 장기화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보험사, 연기금 등 장기물 투자 수요도 견조한 편이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KT(AAA)는 3, 5, 10, 20년물로 총 15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 계획을 세웠다. 만기별 구체적인 발행액은 아직 논의 중인 단계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 발행 한도도 열어뒀다.

      공모 희망 금리는 개별 민간채권평가사(민평) 평가금리 대비 -30~+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다. 오는 23일 수요예측, 3월 4일 발행을 목표로 한다.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등이 주관 업무를 맡았다.

      이번 조달은 만기 대응과 함께 차입 구조의 장기화를 위해서다. KT의 연내 회사채 만기 도래액은 2월 1200억원, 6월 800억원, 7월 1600억원 등 총 3600억원 규모다. 

      올해 20년물 회사채 발행은 KT가 처음이다. 최근 기업들의 장기물 조달 여건이 뚜렷하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조달 금리 부담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국고채 20년물 금리는 지난해 10월 초 2.91%에서 3일 오전 기준 3.61%까지 치솟았다.

      줄어들던 크레딧 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차)도 최근 들어 확대하고 있다. 3일 오전 기준 회사채 3년물 AA-등급 기준 크레딧 스프레드는 40.1bp로 집계됐다. 연초 27.5bp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한풀 꺾이면서 확대 반전했다. 크레딧 스프레드의 확대는 통상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종전보다 위축됐음을 의미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10년 이상 장기물 발행에 나선 기업은 극히 제한적이다. 앞서 올해 장기물 조달에 성공한 사례로는 LG유플러스(AA)가 유일하다. LG유플러스는 1100억원 규모 10년물을 연 4.3%대에 조달을 마쳤다. 이 외에도 SK브로드밴드(AA), 에쓰오일(S-Oil/AA+) 등이 모두 300억원씩 10년물 조달 계획을 세워뒀다. 20년물은 KT가 유일하다.

      과거 2016년 전후 연 2%대 저금리 국면에서는 10년물 이상 장기채 발행이 활발했지만, 현재는 신용등급 AA-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할 경우 연 4~5%대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시 발행됐던 장기물 만기가 올해부터 속속 도래하면서, 다수 기업들은 이를 2~3년물로 쪼개 차환하거나 기업어음(CP) 등 단기성 자금으로 대응하고 있다.

      KT가 20년물까지 발행 라인업에 포함시킨 배경에는 우량 신용도를 기반으로 한 수요 자신감이 깔려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10년물 이상 장기물은 보험사와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장기 투자 수요가 꾸준한 편"이라며 "AAA급 발행사인 KT의 경우 금리 부담이 있더라도 안정적인 크레딧을 선호하는 기관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