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부담에 지출 늘어나는 삼성전자·현대차…고정비용된 노무 리스크
입력 2026.02.04 07:00
    현대차, 통상임금 확대에 지난해 1400억 발생
    노무 리스크 줄이려 앞서 통상임금 항목 확대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퇴직금 두고 소송 중
    당장 부담은 아니지만 소송 등 노무 리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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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상임금 적용 범위가 확대되며 기업들의 지출 부담이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현대차)는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에 통상임금 확대로 발생한 1400억원의 비용을 반영했고 삼성전자는 퇴직금을 두고 전직 직원과 소송을 벌이고 있다.

      비용 확대가 당장의 재무적인 리스크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인건비 부담 외 이에 따르는 노무 리스크에 대응해야 하는 기업 부담은 커지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 증가율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글로벌 완성차 사업 환경이 악화됐고, 시장 경쟁도 치열해진 탓이다.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여파도 만만찮았다.

      당장 관세 대응에만 수조원대 비용을 치렀고 지난해 수익성은 뚝 떨어졌다. 관세율은 낮아졌지만 기존의 25% 관세율이 적용된 재고를 털어내려면 인하 효과는 수개월 뒤로 예상된다.

      성적표가 저조한 데는 통상임금 확대도 일조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통상임금 적용 범위 확대 영향으로 1400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같은 해 국내외 공장에 2000억원을 투입한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이는 대법원이 2024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할 수 있다는 판례를 남긴 여파로 풀이된다. 기존에는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근로 대가로서의 임금을 통상임금으로 봤지만, 대법원은 당시 고정성 요건을 폐지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이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수당 일부가 통상임금으로 포함될 여지가 생겼다. 현대차는 판결 이후 노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노사 협의를 거쳐 휴가비와 명절지원금 등 수당 일부를 통상임금에 산입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대법원이 경영성과급에 해당하는 목표 인센티브를 '임금'으로 볼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노사가 다툴 여지가 더 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에는 이런 수당을 임금으로 보지 않았지만, 이제 이를 인정받은 만큼 통상임금으로도 볼 수 있을지를 따져보는 분쟁이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앞서 삼성전자 퇴직자 일부는 2019년 회사가 목표 인센티브 등 성과급 일부를 제외하고 퇴직금을 산정했다며 2억원대 미지급분 소송을 제기했다. 목표 인센티브를 평균임금에 포함하면 퇴직금이 늘어나기 때문에, 목표 인센티브가 '임금'인지가 쟁점이었다.

      대법원은 목표 인센티브의 경우 기준급의 120% 등 사전에 확정된 수치가 있는 만큼 통상임금에 포함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취업규칙에 목표 인센티브에 대한 지급 기준 등을 담고 있어 퇴직금에 포함할 수 있다고도 봤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삼성전자의 성과급 일부인 PI(생산성 인센티브)가 임금으로 인정된 셈"이라며 "경영성과급은 기존에도 임금성을 두고 다툼이 많았다"고 했다. 다만 "PI를 통상임금으로 보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향후 성과급의 일률성, 대가성 등을 두고 다투는 분쟁이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당장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다른 대기업들도 경영성과급을 퇴직금 산정에 포함할지를 두고 소송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만 해도 노조가 여러차례 나서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항목을 늘려달라고 회사 측에 제안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과반 노조 결성이 가시화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노조가 성과급과 관련한 추가적인 요구를 한다면 인건비 증가는 물론 이에 따른 여러 분쟁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 6만3000명 이상의 노조원을 확보한 초기업 노조는 회사에 성과급 상한 폐지 등도 요청한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