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대형 건설사 실적…공급 대책에도 기대감 미약
입력 2026.02.05 07:00
    건설사 부진 장기화에 "시장 둔감"
    공급 여건 대책에도 시장은 요지부동
    본업 외 원전·반도체 사업에 관심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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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건설사의 본업에 관한 시장의 관심이 크지 않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대형 건설사의 실적이 엇갈리고 있지만 결국 주가를 부양하는 건 원전, 반도체 등 본업 이외의 기대감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년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하며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작년 매출은 14조14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2%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5360억원으로 46.5% 줄었다. 삼성그룹의 하이테크를 비롯한 대형 프로젝트 물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삼성물산은 올해는 건설, 하이테크 및 기 수주한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며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SMR·수소 등 차세대 에너지와 반도체·데이터센터 등 AI 고부가가치 신사업 기회를 선점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작년 매출은 소폭 감소하나, 영업이익은 무난히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재작년 말 단행한 대규모 손실 인식(빅배스)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와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선임 당시 4분기에만 1조3000억원의 적자를 인식해 연간 적자 전환했다. 작년에는 국내 건설사 최초로 연간 수주 25조원을 돌파했다. 올해도 주요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초로 미국 대형원전 건설 계약(페르미 아메리카와)도 체결했다.

      대우건설은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하락할 거란 전망이다. 2년 연속 하락이다. 작년 6월 대우건설이 참여한 '팀코리아'는 체코전력공사와 두코바니 5·6호기 원전을 수주했다. 웨스팅하우스를 통한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대형 국책사업인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에 대형사 중 유일하게 참여했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DL이앤씨는 매출은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연간 신규 수주 가이던스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분기 DL이앤씨는 연간 가이던스를 기존 13조2000억원 대비 26.5% 낮춘 9조7000억원을 제시했다. 특히 플랜트 가이던스를 2조9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낮췄다. 발주 지연 등의 영향으로 플랜트 수주가 크게 위축됐다. 2024년 이후 대형 플랜트 분야에서 가시적인 수주 성과가 없었다는 분석이다.

      GS건설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이 기대된다. 4분기에 메이플 자이, 철산 자이 등 대형 현장들이 준공되는 등 사업 외형은 줄어들고 있다. 올해는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를 업계 최고 실적을 냈던 2015년과 유사한 8조원으로 상향했다. iM증권은 "올해 외형 축소를 방어하려면 플랜트와 인프라 부문에서의 유의미한 해외 수주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연이어 발생한 중대재해로 인한 공사 중단 여파로 연간 적자가 5000억원에 달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롯데건설은 실적이 회복세로 전환하기 어려울 거란 분석이다. 부채비율 관리도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으며, 국세청으로부터 비정기 특별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기존 건축·주택 사업 비중을 줄이고 SK하이닉스 지원 등 하이테크사업 비중을 늘리며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고 있다. IPO 대신 FI 투자 지분 재매입을 추진하고 있는데 SK하이닉스 등 그룹사의 유동성 지원이 필요할 거란 분석이다.

      건설사의 실적이 갈리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건설사의 본업 실적에는 크게 반응하지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원전, 반도체 등 '미래' 테마와 엮을 수 있는 사업을 보유한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의 주가가 추세적 상승 흐름을 보인다.

      특히, 정부가 지난 1월 23일 내놓은 부동산 대책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9·7 대책 이후 발표된 후속 조치로 서울과 수도권에 입지와 규모, 착공시기를 구체화했다. 중장기적으로 공급 여건을 개선할 거란 평가다.

      그러나 공공이 주도하는 공급인 만큼 건설사의 수익성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다.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는 있지만 대형 건설사의 평균 원가율이 9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단순 시공으로는 남는 게 없는 셈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공익적 목적이 우선시되는 공공 분양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민간개발 대비 개발이익이 다소 낮으며, 민간 건설사는 개발이익을 향유하는 시행자가 아닌 단순 도급 형태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 수익성 개선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며 "착공시점의 시차에 따라 본격적인 매출 인식까지는 시일이 소요되며 단기적으로 건설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