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본사 매각에 ‘10년 책임임차’ 카드…신한 통합사옥 이전 포석
입력 2026.02.13 14:06
    책임임차 중심 구조 설계…중도해지 조건 촉각
    신한 통합 사옥 추진과 맞물린 10년 임차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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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신한카드가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 매각과 관련해 최대 10년의 책임임차(Master Lease) 조건을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입지 자체는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주변 오피스 공급 과잉 우려가 상존하는 만큼, 책임임차 조건이 흥행을 좌우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책임임차 기간을 10년으로 설정한 것은 향후 추진될 신한금융 통합사옥 이전 계획과 연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오는 27일까지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본사 사옥 파인애비뉴 A동 매각 자문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접수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자문사들에 10년 이하의 임대 기간을 전제로 매각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임대차 조건을 제안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된다. 장기 임차 확약은 원매자의 공실 리스크를 낮추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신한카드가 장기 책임임차 카드를 꺼내 든 배경에는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이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인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2026년부터 2032년까지 7년간 서울 중심업무지구(CBD)에 공급 예정인 프라임급 오피스는 연면적 합계 약 256만평에 달한다. 이는 현재 CBD 프라임 오피스 총 연면적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상당한 물량이다. 

      이같은 공급 부담 속에서 향후 공실률 상승과 오피스 가격 정체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신한카드라는 우량 임차인의 ‘10년 임차 확약’은 공급 확대 구간의 리스크를 완충할 수 있는 장치로 평가된다.

      다만 책임임차 기간은 10년을 넘기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신한금융그룹의 ‘을지로 광교 통합사옥’ 조성 계획을 감안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올해부터 통합사옥 조성 프로젝트에 본격적인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재 인허가 전 단계임을 감안하면 신축 사옥 완공까지 약 10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즉, 임차 종료 시점을 통합사옥 입주 시기에 맞춘 것이란 분석이다. 

      통합사옥이 마련되면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를 중심으로 주요 계열사가 단계적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재 신한은행은 대한상공회의소 인근 대경빌딩을 본사로 사용하고 있으나, 부영빌딩과 HSBC빌딩 등 주변 건물에도 일부 조직이 분산돼 있다. 이로 인해 내부적으로 통합 사옥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시장은 중도해지(브레이크옵션) 조건 여부와 구체적인 설계에도 주목하고 있다. 통합사옥이 예상보다 빠르게 완공될 경우 신한카드가 중도 이전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책임임차가 설정되더라도 일정 시점 이후 해지권이 폭넓게 부여된다면 실질적인 임대 안정성은 달라질 수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매각의 핵심은 책임임대차 조건이며, 자산 수익가치 산정에 직결되는 만큼 임차 기간과 임대료 수준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브레이크옵션 등 세부 조건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당 조건을 둘러싼 자문사 간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신한카드로서는 매각가는 최대한 높이고, 임대료 부담은 낮추면서도 향후 이전 시 유연성을 확보하는 구조를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브레이크옵션을 포함한 임대차 조건이 자산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이들 요소 간 균형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매각 전략의 윤곽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