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래 걸렸다' 설 끝나자마자 증선위 오르는 ELS 안건…다음달 결론 전망
입력 2026.02.13 14:09|수정 2026.02.13 14:11
    부과기준율 인하…과징금 총 2조→1조4000억대
    금감원 넘긴 공, 최종 부담은 금융위로
    일부 제척기간 만료 임박…3월 말 '마지노선' 속도
    부과기준율 낮췄지만 반발 여전…행정소송 가능성도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 절차가 막바지 국면에 들어섰다. 지난해 말 사전통지 이후 지지부진하던 논의는 설 연휴 직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상정을 계기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오는 25일 증선위에 홍콩 ELS 관련 제재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이후 안건소위와 정례회의를 거쳐 늦어도 3월 말까지 최종 결론이 도출될 전망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12일 ELS 과징금 관련 세 번째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은행권에 대한 제재 수위 권고안을 심의·의결했다. 

      당국이 뒤늦게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제척기간'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사안은 2021년 3월부터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적용되는 건으로, 위반행위 종료일부터 5년이 지나면 과징금 부과가 제한된다. 시행 이후 경과 기간을 기준으로 일부 판매분의 제척기간이 순차적으로 도래가 임박하면서, 금융위가 일정 관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 말 은행권에 2조 원대 과징금을 사전 통보한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었지만 결론 도출이 지연됐다. 제재안 확정 결과에 따라 은행권의 행정소송 가능성도 열려 있는 가운데, 소송의 직접적인 피고가 되어 전면에 서야 하는 금융위 내부에서는 "절차가 지나치게 길어지면서 검토 시간만 촉박해졌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 제재심 단계에서 제재 수위는 당초 사전통보 예고안보다 일부 완화됐다. 기관 제재는 일부 영업정지에서 기관경고로 낮아졌고, 홍콩 ELS 담당 직원들에 대한 개인 제재도 정직 수준에서 감봉 이하로 완화됐다.

      은행별 과징금 부과기준율이 기존 60~70% 수준에서 15%포인트가량 인하되면서 은행권 전체 과징금 규모도 당초 2조원 안팎에서 1조400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개별 은행별 과징금도 조정됐다. 부과기준율을 적용해 단순 계산 시 국민은행은 약 7500억원 안팎, 하나·신한은행은 각각 2000억원대 초중반, 농협은행은 1500억원 안팎, SC제일은행은 800억원대 후반 수준으로 추산된다.

      SC제일은행의 경우 부과기준율 인하 폭이 25%포인트로, 다른 은행들(15%포인트)보다 상대적으로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과징금 산정 과정에서 적용된 손실률 데이터 범위가 달랐기 때문이다. 다수 은행이 과거 10년치 손실률 데이터를 활용해 글로벌 금융위기 구간이 제외된 백테스트 결과를 제출한 반면, SC제일은행은 15년치를 제시해 금융위기 국면을 포함한 손실 시나리오를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손실률 산정 기간에 금융위기와 같은 극단적 하락 구간이 포함될 경우 원금 전액 손실 가능성이나 대규모 손실 확률이 높게 계산되는 만큼, 이 같은 차이가 감경 폭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SC제일은행은 지난 12일 제재심에서도 약 30분 가량 별도 변론을 진행하며 해당 논리를 적극 소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권 분위기는 미묘하다. 현재로선 당국 판단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곳도 있지만, 실제 부과 금액이 수천억원대로 확정될 경우 대응 기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부과기준율이 몇 퍼센트로 확정되느냐에 따라 부담 규모가 크게 달라진다"며 "금융위 최종 의결 이후가 진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은 금융위 단계에서 추가적인 조정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는 관련 규정에 따라 일정 범위 내에서 재량 감경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현재 위반행위 '중대'(30%~65%) 구간에 있는 부과기준율을 중대성 '약함'(1~30% 구간)수준까지 낮출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게 은행권의 희망사항이다. 이 경우 자율배상 금액까지 고려한 최종 과징금이 실질적인 부담이 없는 수준까지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금감원은 제재안을 마련하는 단계지만, 실제로 과징금을 부과하고 소송의 전면에 서는 주체는 금융위"라며 "행정소송 가능성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할 때 금융위가 최종 금액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