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00억원 지분이 4조8000억원으로 반영돼
로직스 자본 급증…이익 내기 전 '손실 버퍼'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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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기업공개(IPO)를 선언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회계 재분류를 통해 1조9000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냈다. 실제 현금이 들어오진 않지만,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기업으로 돌리며 4조5400억원에 달하는 회계상 이익을 봤다.
이는 로직스의 상장 사전정지(事前整地) 작업으로 해석된다. 회계를 통해 잉여자본을 만들어 상장 후 실제 영업이익이 날 때까지 버티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로직스는 지난해 1조904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주당 순이익이 7만7656원에 달했다. 2014년 997억원의 손실을 낸 것과는 비교되는 수치다. 매출액은 1051억원에서 913억여원으로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영업손실도 두 배로 늘었다.
그럼에도 조 단위 순이익을 낸 건 '종속기업'이던 에피스를 '관계기업'으로 회계상 재분류하면서다. 이 과정에서 로직스는 2014년말 기준 장부상 4612억원이던 에피스 지분의 가치를 4조8085억원으로 재평가했다. 장부가치를 공정가치로 전환한 것이다.
이로 인해 로직스는 지난해 장부에 4조5436억원에 달하는 투자이익을 올릴 수 있었다. 이 숫자가 2조원에 가까운 순이익의 원동력이 됐다. 로직스는 지난해 여전히 마이너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기록했다. 회사 영업으로는 수익이 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보유 현금도 900억원대에서 300억원대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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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스 공정가치 평가는 리스크 고려 순현재가지 할인법(Risk-adjusted NPV)으로 계산했다. 이 과정에서 에피스의 영업수익성장율은 -1%에서 최대 105.3%로, 영업이익률은 -24.1%에서 최대 57.4%로 고려됐다.
로직스가 에피스의 회계 분류를 바꾼 배경에는 공동투자기업인 바이오젠이 있다. 삼성그룹은 바이오젠과 에피스를 설립하며 최대 지분 49.9%까지 취득할 수 있도록 콜옵션을 부여했다. 현재 바이오젠의 지분율은 8.8%에 그친다.
로직스는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논리로 종속기업인 에피스를 관계기업으로 분류했다. 지분율이 50%를 넘긴 하지만 종속된 기업이 아니라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는 기업이라고 정의한 것이다.
바이오젠이 49.9%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을때 로직스는 지분 희석 등으로 인한 회계상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로직스는 이를 미리 계산해 파생상품 부채로 반영하고, 미리 손실로 떨어냈다. 이로 인한 손실이 1조82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이는 4조5400억원의 평가이익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다.
삼성 측은 "감사 과정에서 바이오젠의 콜옵션을 장부에 반영하는 게 좋겠다는 회계법인의 판단에 따라 반영하게 됐다"고 설명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상장을 위해 미리 준비한 절차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로직스의 자본총계는 2014년말 6307억원에서 지난해말 2조7748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3000억원대 결손금을 모두 메우고도 1조6000억원의 이익잉여금이 남았다.
로직스는 아직 영업이 정상궤도에 오르지 않고 있다. 제3공장 증설이 완료되는 2018년 이후 본격적으로 매출과 이익이 성장할 전망이다. 공장 증설에 필요한 자금을 상장을 통해 조달하는만큼, 이때까지 적자에도 버텨낼 재무여력이 필요하다. 에피스 지분 회계 변경은 이 간극을 메워주었다는 지적이다.
로직스는 상장 발표와 함께 상장 주관사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증권사들은 벌써부터 적자기업인 로직스의 가치평가 및 공모가 산정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스타일상 회계 변경은 의도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재무제표에 큰 변화가 있기 때문에 회사 가치를 판단하기는 좀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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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4월 28일 16:2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