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외환은행 주식 양도차익, 한국서 과세와 같은 논리
넥슨, 일본 상장법인 벨기에 페이퍼 컴퍼니에 미리 분산
일본ㆍ벨기에 조세조약 활용하면 세금 1조 줄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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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회장이 넥슨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이다. 10조원에 팔릴 경우 2조원이 훌쩍 넘는 세금을 낼 전망이다.
그러나 어느 주식을 매각하느냐에 따라 세금액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또 한국 정부가 아닌, 일본 정부에 세금을 낼 수도 있다. 넥슨이 도쿄증권거래소 1부리그 상장법인인 '일본 넥슨'(NEXON Co., Ltd.)으로 주요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 .
일본에서 세금을 내기로 할 경우. 김정주 회장은 무려 1조원에 달하는 세금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구조 미확정…일본 상장법인 팔면 한ㆍ일 조세조약(Tax Treaty) 적용
넥슨 매각이 기정사실화 될 무렵. M&A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사는 "구체적으로 매각대상이 무엇이냐"였다. 이에 따라 팔릴 사업과 남길 사업은 물론, 예상 매각대금과 세금이 전부 달라지기 때문.
현재 넥슨 지배구조는 김정주 회장ㆍ부인 유정현 감사 등이 지분 100%를 가진 개인회사 'NXC'(한국법인 비상장)가 지배회사다. 그 아래 '일본 넥슨'(NEXON Co., Ltd)과 엔엑스씨엘, 코빗 등 다양한 회사들이 분포해 있다.
김정주 회장이 매각할 부문은 '게임사업'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김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NXC 자체를 팔 경우는 게임사업 뿐만 아니라 암호화폐거래소 코빗 등을 포함한 다른 사업까지 동시에 팔리게 된다. 별도로 매각대상들을 발라내 법인을 쪼개는(분할) 추가적인 작업이 불가피하다.
반면 NXC가 아닌 일본 넥슨을 팔 경우. 추가적인 법인 분할 작업 없이 거래가 단순하게 진행된다. 현지에 상장된 지분 47%가량만 팔면 끝난다. 매각대금도 김 회장의 개인회사인 NXC로 고스란히 유입되니 매각 효과도 다를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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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도이체뱅크 뉴욕지점에서 중국 텐센트 및 KKR 등 사모펀드(PEF)후보에게 보낸 매각제안서(Teaser Letter)에는 '일본 넥슨' 지분 45% 가량이 매각대상으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이렇게 거래를 하면 세금은 일본에 내야 한다.
국세청 국세법령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한ㆍ일 조세조약 제13조는 "현지법인 발행주식 25% 이상을 매각해서 얻는 소득은 현지(일본)에서 과세할 수 있다"라고 기재하고 있다. 즉 매각자가 한국인ㆍ한국법인이라도 매각대상이 일본법인이고 25%이상 대주주면 일본 과세가 원칙이다.
국세청 관계자도 "넥슨의 경우 일본 주식을 매각하게 되면 한ㆍ일 조세조약 적용을 받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매각방식에 따라 조단위의 세금이 한국 정부로 들어오느냐, 아니면 일본 정부로 유입되느냐가 달라진다.
◆론스타 외환은행 차익 과세 유사…일본주식 팔면 1조원 절세효과 가능
이런 조세조약 적용은 우리나라가 론스타에 과세했던 것과 동일한 논리다. 미국 론스타가 한국 외환은행 경영권 주식을 매각했고 이에 한국 국세청이 4000억원 가량의 양도소득세를 물렸다.
마찬가지로 한국 NXC가 일본 넥슨 경영권 주식을 매각해 돈을 벌면. 일본 국세청이 과세할 권한이 있다는 의미.
문제는 김정주 회장이 한국 주식을 파느냐, 일본 주식을 파느냐에 따라 그가 물어야 할 세금액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정확히는 일본 주식을 팔고 현지에서 세금을 내면 세금액을 무려 1조원이나 줄일 줄일 방법이 생긴다. 김정주 회장과 NXC가 일찌감치 일본 넥슨 주식을 조세피난처 벨기에 국적의 페이퍼 컴퍼니(NXMH B.V.B.A)로 분산해놓았기 때문.
국내 주식을 매각하면 거래와 과세방식은 모두 단순해진다. 즉 NXC 지분을 매각해 번 돈이 10조원이라면 현행 법령(소득세법 제104조1항11)에 따라 대주주 주식매각에 해당 25%의 세율이 적용, 2조5000억원 가량을 낸다. 여기에 지방소득세(소득세 10%)를 더하면 약 2조7500억원을 낸다.
일본 주식을 매각해도 세율 자체는 큰 차이가 없다. 일본 상장사 넥슨 법인 47%가량을 10조원에 판다면 매각대금을 받는 각 법인에 법인세가 부과된다. 현행 일본의 법인세는 약 23% 수준에 달한다.
다만 '일본 넥슨' 지분은 한국 법인인 NXC가 28.32%, 벨기에 법인인 NXMH B.V.B.A가 18.7%로 나눠 들고 있다. 10조원에 팔린다면 한국 NXC가 6조원, 벨기에 법인이 4조원 가량을 받는다.
이때 일본 정부는 한국 NXC에 대해 23% 가량 세율을 적용할 수 있다. 문제는 벨기에 페이퍼 컴퍼니에 들어올 매각대금에는 '일본ㆍ벨기에 조세조약'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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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 고위 관계자는 "조세조약은 나라마다 체결한 내용이 다른데 벨기에와 일본 조세조약을 적용하면 벨기에 NXMH의 지분 매각대금은 일본에서 세금을 내지 않으며 벨기에 법에 따라 과세된다"며 "그런데 벨기에에서는 경영참여소득면제(participation exemption)이 적용, 과세가 아예 부과되지 않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벨기에 페이퍼 컴퍼니 지분을 매각할때 적용될 세금은 0원이라는 의미다. 이로써 김정주 회장 측이 줄일 수 있는 세금은 약 1조원에 달한다.
이런 세금 이슈 때문에 이번 매각의 구체적인 거래방식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복수의 M&A업계 관계자들은 "세금문제가 워낙 커 다양한 매각방식이 논의되고 제안될 것으로 보이고, 여러 로펌들이 의견을 주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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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1월 08일 16:1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