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한 거래 구조…적어도'물어는 봐야'
산은-현대중공업 10년전엔 악연 불구 이번에는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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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매각방안이 현대중공업에 맞춰 진행 중이다.
산은은 2월 한달간 말미를 주고 삼성중공업에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리 마련된 그림'을 내놓고 "다른 곳도 참여할 수 있다"라는 방안이 형평성을 담보하는지 여부에 대한 지적은 여전하다.
이미 현대중공업은 삼성중공업이 포기하면 3월8일 본계약까지 언급하는 등 사실상 대우조선 인수가 유력하다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동시에 형평성을 따지면 삼성중공업이 아니라 다른 인수후보에게도 검토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거래는 기존에 있는 그룹 상장사(현대중공업)에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그대로 넘겨주는 구조다. 신주가 발행되고 전환상환우선주(RCPS) 조건에 따라 이자가 제공되더라도 단번에 대규모 현금이 소요되지 않는다.
추후에 1.5조원+1조원의 증자가 진행되더라도 당장 현금이 투입되지 않는다. 즉 업황을 보며 그룹내 자금계획에 따라 필요한 대금을 조달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제공된다.
그간 시장에서는 예정된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두고 '실현가능성', '투자금 회수 극대화'에 대한 우려가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조선업황 개선을 감안하면 다른 대기업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대우조선 인수를 희망하는 잠재후보가 있다면 경쟁을 통해 투자금 회수 극대화를 노릴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 그간 산은은 고수해오던 '공개경쟁입찰' 원칙을 파기하면서 잠재후보에게 이런 기회조차 제공하지 않는 결과가 됐다.
공교롭게도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8년 대우조선해양 매각 당시 산은과 '악연'을 맺은 인연이 있다.
이 당시 대우조선 매각은 두산그룹(초창기에 인수의사 포기)부터 포스코, GS 그리고 한화와 현대중공업까지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전부 참여해 인수의사를 밝혔다. 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은 다른 후보들이 6조원에 달하는 가격을 제안할 때 1/3 수준인 2조원대 구주인수 제안을 냈다. 이로 인해 산업은행 내부에서는 거래의 진의성을 망쳤다며 현대중공업에 대한 엄청난 비난과 비판이 생긴바 없지 않다.
이런 상황이 10년이 지난 지금. 현대중공업은 당시 제안했던 가격과 유사한 2조원대(대우조선 추가 증자대금), 그것도 1대 주주가 된 후 자회사에 남는 금액으로, 단번에 자금을 내는 것이 아니라 시기에 따라서 제안할 수있는 유리한 조건으로 인수를 목전에 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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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1월 31일 18:0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