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上 카카오페이ㆍ下 페이지ㆍ2022년上 뱅크...카카오 계열사 IPO 윤곽
입력 2020.10.29 07:00|수정 2020.11.02 09:48
    자본확충 급한 금융계열사에 우선권
    뱅크는 7500억 증자로 숨통...페이가 먼저
    2년 기다린 페이지는 1년 더 기다릴 듯
    • 비슷한 시기로 일정이 몰리며 꼬이는 듯 했던 카카오 계열사 기업공개(IPO) 일정이 윤곽을 드러냈다. 사업확장을 위한 자금이 부족한 금융계열사가 우선권을 따냈다.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계열 상장 2호로 점쳐졌던 카카오페이지는 일정이 다소 뒤로 밀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간편결제 사업자인 카카오페이는 29일 추가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한다. 카카오페이는 현재 KB증권과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했으며,이번 PT를 통해 국내계 1곳, 외국계 1곳의 주관사를 추가로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페이는 내달 초 주관사단 구성 완료 후 가급적 빠르게 상장 공모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내년 상반기 상장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카카오 계열사 상장 2호가 되는 셈이다.

      카카오페이가 상장을 서두르는 건 사업 확장을 거듭하며 내부 현금이 고갈돼가고 있는 까닭이다. 카카오페이는 아직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분사 이후 2017~2019년 3년간 총 1840억여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투자는 지속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옛 바로투자증권)을 400억원에 인수했고, 올해에만 두 차례에 걸쳐 198억원을 증자해줬다. 디지털 손해보험업 진출도 검토 중이다.

      카카오페이는 2017년 중국 알리페이 계열 앤트파이낸셜로부터 230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 자금은 거의 소진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올해 6월 카카오와 앤트파이낸셜로부터 1600억원을 추가로 수혈받았지만, 현재 사업 확장 속도로 보면 자본 확충이 시급한 상태라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업은 사업 확장 국면에서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고, 수익을 내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이런 특성으로 인해 카카오 그룹 차원에서 금융계열사를 우선해 상장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계열 금융계열사 중 가장 덩치가 큰 카카오뱅크는 최근 대규모로 자본을 확충하며 다소 여유가 생겼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7일 7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사모펀드 TPG캐피탈이 2500억원을 투자하며 신규 주주로 참여하고,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5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진행한다. 증자 완료 후 카카오뱅크의 자기자본은 1조8200억여원에서 2조5700억여원으로 늘어난다.

      최근 상장 추진을 선언한 카카오뱅크는 현재 투자자관계(IR) 인력 확보 등 내부 준비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아직 주관사 선정을 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주관사단을 구성한 후, 준비 과정을 거쳐 2022년 상반기 증시에 입성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치고 있다.

      2019년 상반기부터 상장을 준비해 온 카카오페이지는 다소 일정이 밀린 상황이다.

      카카오의 콘텐츠 계열사 카카오페이지는 당초 카카오재팬이 일본에 런칭한 웹툰 플랫폼 '픽코마'와 연계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구조를 계획했다. 에쿼티 스토리를 만드는 사이 일단 카카오게임즈가 먼저 상장했다.

      그 사이 준비하던 청사진이 다소 어긋났다. 일본 만화업계가 급속도로 디지털화되며 픽코마가 인기를 끌자, 픽코마를 서비스하는 카카오재팬이 도쿄증시에 단독 상장하는 방향으로 그림이 바뀐 것이다. 픽코마는 올해 8월에 이어 9월에도 일본 비(非)게임부문 모바일 앱스토어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지난해 67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올해 2분기에도 전년동기 대비 35% 성장하며 연간 흑자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금융계열사 대비 자본확충 시기에 다소 여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NH투자증권ㆍKB증권 등 주관사단도 예비심사 등 본격적인 공모 준비에 착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오래 전부터 상장을 준비해온데다, 2016년 투자한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이 일부 투자회수(Exit)를 준비하고 있어 2021년 하반기께 상장하지 않겠느냐는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카카오뱅크가 차례로 상장하고 나면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M 등이 상장 채비를 할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2017년 TPG캐피탈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2022년 상장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재 또 다른 상장 전 투자(Pre-IPO) 유치를 진행하고 있는만큼, 적어도 2022년 이후 상장이 가시화할 전망이다. 카카오M의 경우에도 올해 외부 투자를 받아 자본여력에 다소 여유가 있을 거란 분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페이지ㆍ뱅크ㆍ페이가 모두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건 맞지만 상장 시기는 실적 및 시장 상황을 고려해야 해 일정 순서대로 진행될 거라 공식화하긴 어렵다"며 "계열사별로 가장 최적의 시점에 맞춰 상장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