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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5월 14일 11:54에 인베스트조선(Invest.chosun.com)의 유료고객 서비스를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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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의 본격적인 호텔사업 진출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금까진 수면 아래에 머물러 있던 재무 부담이 사업의 본격적인 착수와 함께 현실화하고 있는 까닭이다. 한진해운 지원 부담을 짊어진 대한항공이 조 단위 호텔 사업까지 진행하는 건 재무 상황을 고려치 않은 욕심이란 지적이다.대한항공은 현재 100% 자회사인 한진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이하 한진인터)를 통해 미국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월셔그랜드호텔 재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상 15층 크기의 소규모 호텔을 2017년까지 상업·컨벤션 시설을 갖춘 73층 규모의 초대형 호텔로 변신시킨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월 콘크리트 타설 기념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했다. 2009년 사업 계획을 확정했지만 내부 검토 등을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 않았던 사업이 5년 만에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이 사업에 들어가는 자금은 총 11억7000만달러(1조2000억여원)로 추산된다. 이 중 대한항공의 내부 자금으로 최소 3억달러가 소요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1억달러를 지난달 2일 유상증자 형태로 지원했다.
나머지 사업비 중 5억달러는 국내 금융권에서 조달할 예정이다. IBK기업은행이 신디케이티드론(sydicated-loan) 주관사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총 공사비의 60%가량인 7억달러 이상을 차입을 통해 조달하는 것이다. 차입 주체는 한진인터지만 100% 자회사인만큼 대한항공의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된다. 만년 적자 기업인 한진인터의 신용도 보강을 위해 대한항공의 보증도 들어갈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서울 종로구 송현동 옛 미국대사관 숙소 자리에 7성급 한옥호텔을 짓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총 공사비는 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부근에 풍문여고·덕성여고가 위치해 규정상 호텔을 지을 수 없는 위치지만, 최근 관광진흥법 개정을 통해 예외를 허용해주는 방안을 정부가 추진하고 있다.
이 두 프로젝트에 소요될 자금만 합쳐도 1조9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대한항공의 시가총액과 맞먹는 규모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한진해운에 대출 형태로 2500억원을 지원했고, 오는 6월 한진해운홀딩스와 한진해운의 분할합병 이후 4000억원을 유상증자해줄 계획이다. 해운업 불황으로 인한 한진해운의 부실을 대한항공이 떠안는 모양새다.
대한항공의 재무도 그리 튼튼한 상태는 아니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3835억원의 손실을 내며 부채비율이 736%까지 치솟았다. 3조5000억원 규모 자구계획안을 내놨지만 이 중 2조2000억원을 차지하는 S-Oil 지분 매각으로 유입될 실제 현금은 1조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한진해운 지원과 채무상환에 대처하기 빠듯하다는 지적이다. 율도 비축유 기지 등 1조원 규모의 기타 자산 매각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조 단위 호텔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하는 건 무리라는 평가다. 한진그룹 채권은행 한 관계자는 "한진해운만으로도 충분히 부담스러운데 조 단위 호텔 개발에 착수하는 걸 솔직히 이해하기 어렵다"며 "호텔 건설을 위한 신디론에는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업계에서도 호텔 사업이 대한항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만간 등급 워치리스트(Watch list) 등재 등 경고의 메시지를 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나온다. 한 신용평가사 연구위원은 "지금 대한항공에 대규모 호텔사업은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재무 및 상환능력에 끼칠 영향을 점검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의 호텔사업은 맏딸인 조현아 부사장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부사장은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했으며, 칼호텔네트워크 대표를 맡고 있다.
1조2000억 들어가는 LA 초대형 호텔
공사비의 60%인 7억달러 이상 차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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