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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월11일 17:21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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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국내 신용등급이 AA급으로 강등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국내 최고 신용등급인 'AAA' 기업의 등급이 강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 신용등급 관리만 신경 써 온 포스코 입장에선 안전판이라고 생각했던 국내 신용등급 마저 떨어지면서 비상등이 켜졌다.
국내외 신용등급을 관리해야 하는 시점에서 포스코가 동부 패키지 인수 등 기업 인수합병(M&A) 추진을 지속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과 함께 권오준 회장의 운신 폭도 좁아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무디스와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포스코의 국제 신용등급을 떨어뜨린지 6개월 만에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가 11일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A+로 떨어뜨렸다. 포스코는 민간기업으로는 SK텔레콤, KT, 현대자동차와 더불어 국내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보유한 기업이었다. 국내 AAA 기업의 신용등급이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현대제철 시장진입에 시장지위 약화…재무구조 개선 속도 늦어
한기평은 견고한 시장지위,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 등 사업적 항목과 수익성과 재무안정성, 재무융통성 등 전반적인 재무항목은 여전히 매우 우수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AAA 등급을 유지하기에는 수익성과 재무안정성 모두 떨어졌다는 게 한기평의 지적이다.
포스코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011년 68조9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철강시황 약세 지속에 따른 판가하락 영향으로 2012년 63조6000억원, 2013년 61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역성장세를 보였다.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사업 진출은 상공정부문에서의 독점적 시장지위를 약화시켰다. 시황변동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지면서 연결기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이 2011년 11.2%, 2012년 9.8%, 2013년 9.2%로 2011년 이후 수익성 저하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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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이전 평균 6조원을 상회하던 포스코의 연결기준 영업창출현금(OCF) 규모도 독점적 시장지위 약화, 시황약세 지속 등으로 2012년 이후 5조원 내외 수준까지 줄었다. 같은 기간 대규모 투자 지속으로 차입금이 증가함에 따라 2011년 이후 연결기준 차입금 커버리지 지표의 저하세는 지속됐다.
강철구 한기평 연구원은 "국내 상공정(전로제강)시장에서의 독점적 시장지위 약화 및 해외 자회사들의 투자지속에 따른 재무부담 가중은 포스코가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최고 수준의 신용도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향후 해외 자회사들의 영업수익성 개선효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사업 구조조정 진행사항 등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지난달 19일 기업설명회에서 권오준 회장이 국제 신용등급 'A' 회복에 올인하겠다고 밝히는 등 그동안 국제 신용등급 개선에만 신경을 쓴 게 사실이다.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큰 손'인 포스코에 있어 국내 신용등급 AAA는 안전판이라고 여긴 셈이다. 하지만 믿었던 국내 신용등급마저 떨어지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 포스코, 잇따른 M&A 추진…"신용등급 관리에 권 회장 입지 좁아들 것"
권오준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본원 사업인 철강 사업을 강화하겠다며 비철 사업 축소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포스코는 동부인천스틸(동부제철 인천공장+동부발전 당진 패키지)에 이어 계열사 포스코에너지를 통해 동양파워 인수전에까지 뛰어들었다.
동부인천스틸의 인수 가격은 8000억~1조원 수준이 거론되는 가운데 포스코가 직접 부담하는 자금은 전체의 20~30%가량인 2000억~3000억원 정도가 될 전망이다. 동양파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포스코에너지도 약 4000억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동부인천스틸과 동양파워 인수가 확정되면 포스코는 최소한 6000억원가량의 재무부담을 지게 된다.
연초 포스코는 올해 회사채 발행을 일절 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포스코는 동부인천스틸을 인수하기 위해 현금 대신 포스코특수강의 지분을 현물출자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파워를 인수하려는 포스코에너지는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포스코의 신용등급이 강등된 이상 포스코에너지의 신용도 하락으로 자금조달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
포스코는 재무구조 개선을 최우선하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그 약속에 반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할만큼 투자자들의 불만도 가중됐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의 국내 신용등급마저 강등되면서 취임 100일이 얼마 남지 않은 권오준 회장의 운신 폭은 더 좁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포스코에너지가 동양파워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이 됐고, 포스코의 동부 패키지 인수가 기정사실화하고 있는데 포스코의 국내외 신용등급이 모두 강등된 상황에서 계획대로 진행될 지 관심"이라며 "포스코의 외형 확장에 대한 부담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신용등급 강등은 단순히 포스코에 그치는 것만이 아닌, 전 계열사의 신용도 하락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포스코가 지금의 외형 확장 행보를 이어가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해외 이어 국내 신용등급 마저 하향…AAA기업 강등 초유의 사태
동부 패키지 등 잇따른 M&A에 미칠 영향 관심
동부 패키지 등 잇따른 M&A에 미칠 영향 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