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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월13일 17:46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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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LIG넥스원의 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으로 회자되고 있지만 방산업계는 다소 과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삼성테크윈,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등 방산업체들과는 사업군이 달라 직접적인 비교가 불가능하다. LIG넥스원 입장에선 수출 활로를 넓히는 것이 유일하지만 업종 특성상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는 지적이다.
국내사 8곳, 외국계 2곳 등 LIG넥스원 기업공개(IPO) 주관사 후보들은 LIG넥스원의 기업가치를 1조3000억~1조5000억원 안팎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당 4만5000~5만원 선이다.
투자은행(IB) 업계는 1조원 이상의 IPO '대어(大魚)' 출현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방산업계는 다소 시큰둥한 반응이다. LIG넥스원의 사업성과 업계의 특성을 감안하면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는 다소 과하다는 평가다.
IB 업계가 LIG넥스원의 기업가치를 1조원 이상 책정하고 있는 것은 삼성테크윈, 현대로템, KAI 등 방산업계 상장사들과 비교하고 있기 때문이다. KAI는 2011년 상장 시 삼성테크윈을, 현대로템은 지난해 상장 시 삼성테크윈과 KAI 등 2개사를 비교 대상기업으로 선정했었다.
13일 기준 이들 회사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살펴보면 KAI 33.12배, 현대로템 15.14배, 삼성테크윈 21.01배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회사의 PER에 LIG넥스원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538억을 대입해 평균값을 내면 1조3000억원가량 산출된다. 여기에 할인율을 20%로 적용하면 시가총액은 1조원이 조금 넘는다.
하지만 같은 방산업계 내 상장사라고 하더라도 LIG넥스원의 경우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LIG넥스원이 방산 전문기업인데 반해 KAI, 현대로템, 삼성테크윈은 방산이 3분의 2, 또는 일부에 그친다"며 "게다가 만들어 내는 제품 역시 큰 차이가 나서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삼성테크윈은 방위산업의 매출비중이 54.8%(엔진 및 특수부문), KAI는 66.7%(정부 방산 및 완제기 수출), 현대로템은 14.3%(중기부문)다. LIG넥스원의 경우 사업군이 정밀타격, 전자전, 항공전자, 감시정찰 등으로 경쟁사 대비 개별 생산품목의 규모에서도 차이가 크다.
외형적으로는 차이가 나지만 사업군만 놓고 보면 삼성탈레스와 직접 비교가 가능하다. 삼성탈레스는 LIG넥스원의 독점하고 있는 유도무기를 제외한 전 사업군에서 LIG넥스원과 경쟁 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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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계 특성상 수익성이 높지 않은 점도 한계다. LIG넥스원 제품에 대한 수요는 정부 국방정책에 따라 좌우된다. 시장규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전력투자비는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2014년 국방비 예산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35조7000억원이며 이중 방위력 개선비는 전년 대비 3.3% 증가한 10조5000억원이다.
전자전 비중이 커지면서 유도무기 및 통신장비 등에 대한 양산이 예정돼 있어 외형 성장이 기대된다. 하지만 방산물자의 원가계산에 관한 규칙과 관련 시행세칙에 따른 원가보상 외에 주요 발주처인 방위사업청 등으로부터 보장받는 마진이 크지 않아 영업이익률은 3~5%로 낮다. 거기에 대형 프로젝트 양산에 대비한 제반 설비투자(연구소 및 공장)가 지속되고 있어 향후 몇 년간 CAPEX(시설투자) 규모는 최근 평균인 연간 800억원 내외를 웃돌 전망이다.
방산업계는 LIG넥스원이 IPO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외형확대가 필요하고, 결국 수출 활로를 모색하는 게 해법이라고 보고 있다.
LIG넥스원도 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지난 2월 인도 뉴델리 ‘프라가티 마이단(Pragati Maidan)’ 전시장에서 열린 인도 국제방산전시회(Defexpo India 2014)에 참가했다. LIG넥스원은 함대함유도무기 ‘해성’, 휴대용 대(對)전차유도무기 ‘현궁’, 휴대용 지대공유도무기 ‘신궁’, 경어뢰 ‘청상어’ 등 인도 시장 수출 전략제품을 전시, 인도 방산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IG넥스원은 인도네시아, 콜롬비아 방산전시회 등에 참가할 계획이다.
문제는 방산업계의 해외진출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KAI가 T-50 수출 성과를 보였지만 방산업계 수출은 수요자가 현지 정부이며 국방분야라는 특수성 때문에 직접적인 마케팅과 접근이 곤란해 정말 어려운 환경"이라며 "LIG넥스원이 해외 진출을 확대하겠다고 하지만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LIG넥스원이 원하는 기업가치를 받아내려면 독점 지위인 국내 유도무기 시장 외에 수출 확대가 필수적이지만 이는 당장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주관사가 제시한, 그리고 회사가 기대하는 기업가치가 높다는 지적이 업계 내에 팽배하다"고 전했다.
방산업계 "기업가치 1조3000억~1조5000억 과해"
수출 확대 해법이지만 산업특성상 쉽지 않아
수출 확대 해법이지만 산업특성상 쉽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