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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3일 11:1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에쓰오일(신용등급 AA+)과 KT(신용등급 AAA)가 같은 날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투자수요 분산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기업이 다른 업종에 속해 있고 수요예측이 각각 다른 시간에 종료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투자수요는 고르게 분산될 것이란 게 시장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오는 19일 5년 만기 1500억원, 7년 만기 1000억원, 10년 만기 500억원 등 총 3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같은 날 KT는 3·5년 만기 각각 1000억원씩, 10·20년 만기 각각 500억원씩 등 총 3000억원 규모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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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회사채 발행규모를 최대 6000억원까지 늘릴 수 있다고 명시했다. 에쓰오일 또한 발행금리가 낮게 결정될 경우 증액발행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게 대표주관사 측의 설명이다.
두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 규모가 최대 1조원까지 이를 수 있다. 같은 날 우량기업의 대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이 진행되면서 우량회사채 투자에 목말라 있는 기관투자가들의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이를 의식한듯 KT는 에쓰오일과의 회사채 수요예측 시간에 차이를 뒀다. 에쓰오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KT는 에쓰오일과 같은 시간에 시작하지만 마감시간은 30분 더 늘려 오후 4시반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KT 입장에서는 에쓰오일의 이번 회사채 발행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2일 KT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이번 발행은 또 KT가 지난 3월 KT ENS 사태로 5000억원 회사채 발행을 철회한 이후 재추진되는 건이다. 여러 악재 속에서 에쓰오일과 수요예측 경쟁까지 해야하는 상황이다.
민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KT ENS 사태가 불거지고 기관투자가들이 과거보다 신용등급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다만 수급상황이 우호적이고 특히 장기물에 대한 투자수요가 큰 시점이라는 점은 수요예측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2년10개월 만에 회사채 시장에 등장한 에쓰오일 또한 KT의 이번 발행이 반갑지만은 않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KT가 한 번에 큰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는 점은 에쓰오일에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주관사 간의 투자자 유치 경쟁도 관심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에쓰오일 채권 발행의 단독대표주관을, 우리투자증권·KDB대우증권이 KT 회사채 발행의 공동대표주관을 맡았다.
금리메리트도 차이가 크지 않아 기관투자가들의 눈치싸움 또한 마지막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AA+와 AAA 등급간의 금리차이는 0.03%포인트에 불과하다.
에쓰오일은 공모희망금리로 만기별 회사채 개별민평(민간채권평가사가 집계한 금리 평균)에 -0.18~0.02%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을 제시했다. KT는 만기별 회사채 개별민평에 3·5·10년물은 -0.17~0.03%포인트, 20년물은 -0.20~0.00%포인트 가산한 수준을 제시했다.
에쓰오일과 KT의 이번 채권은 오는 26일 발행된다. 에쓰오일은 조달 자금 중 2000억원은 울산석유비축기지 부지 매입에 쓰고 나머지 1000억원은 오는 9월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1500억원 중 일부를 상환하는데 활용한다. KT는 콘텐츠구입비·판매관리비 등에 1600억원을, 오는 8월 만기도래 회사채 차환에 1400억원을 사용한다.
오는 26일 각각 3000억원씩 회사채 발행 예정
KT, 최대 6000억까지 발행 가능…에쓰오일과 수요예측 마감시간 차이 둬
KT, 최대 6000억까지 발행 가능…에쓰오일과 수요예측 마감시간 차이 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