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결단에 반색한 대우인터내셔널
입력 14.06.26 07:31|수정 15.07.22 17:29
4000억 회사채 수요예측 선방
권오준 회장 매각 불가 방침 효과
  • [06월25일 17:34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대우인터내셔널(이하 대우인터)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대우인터는 4000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모기업인 포스코의 등급 강등과 회사의 매각 추진설로 홍역을 치렀다.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기업설명회(IR)까지 개최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인터의 매각 계획이 없다고 공식 선언하면서 한 가지 불안요소가 제거됐다. 대우인터는 IR에서 미얀마 광구 등 자원개발 사업 청사진을 제시하는데 집중했다. 그 결과 대우인터는 수요예측에서 투자자금 모집에 성공했다.

    25일 대우인터는 3년 만기 2000억원, 5년 만기 2000억원 등 총 4000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에 대한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지난해 3월 3000억원 회사채 발행 이후 1년3개월여만의 대규모 채권 발행이었다. 공모 희망금리밴드로 개별 민평금리에 -0.15~0.05%포인트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됐다. 포스코그룹 계열사이자 신용등급 AA-의 우량기업이라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대우인터는 발행 추진 이전부터 여러 악재들을 맞았다.

    모기업인 포스코의 국내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한국기업평가가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조정한 것이다. 포스코 입장에선 평가를 받은 이래로 첫 강등이었고, AAA기업의 등급 강등 역시 처음이었다. 다른 신용평가사들도 '부정적' 등급전망을 부여했다.

    국내 기업의 신용평가에선 모기업의 지원가능성이 중요한 평가 요소로 꼽히는 만큼 포스코의 등급 하향이 계열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커진 셈이다. 실제로 지난주 있었던 1000억원 규모의 포스코건설 회사채 수요예측에선 포스코 등급강등 여파로 600억원의 투자자금을 모으는데 그쳤다.

    대우인터의 매각추진설도 발목을 잡았다. 권오준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본원사업인 '철강'을 강조하며 비철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그룹 안팎에선 권오준 회장과 경영진이 정준양 전 회장이 인수를 주도했고, 실적마저 부진한 대우인터가 매각 대상으로 거론됐다.

    대우인터가 매각될 경우 포스코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가 되면서 지금의 신용도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채권 발행 수요예측에서 치명적인 신용 이슈이다. 대우인터는 이례적으로 23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크레디트 IR을 개최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의 우려를 직접 만나 불식시키기 위함이었다.

    수요예측을 앞두고 권 회장이 '선물'을 안겨줬다. 대우인터 매각을 부인한 것이다.

    지난 24일에 있었던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권 회장은 "대우인터내셔널은 워낙 덩치가 커 우리나라 기업 중 인수자가 마땅치 않고, 분할 매각시 기업가치가 내려갈 것"이라며 "굳이 기업 가치를 깎아가며 매각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대우인터내셔널이 갖춘 장점을 살려 당분간 기업 가치를 올리는데 주력하겠다"며 "이만큼 촘촘한 네트워크를 갖춘 종합상사도 드물고 미얀마 가스전이 현금 창출을 많이 하고 있어 대우인터내셔널에 재투자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우인터는 크레디트 IR에서부터 상당부분을 자원개발 등 진행 사업에 할애했다. 특히 미얀마 가스전이 핵심이다. 투자계획 및 증산일정, 수익구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었다. 대우인터는 미얀마 가스전이 영업이익률이 50%을 웃돌고, 25년간 세전이익이 3000억~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가스전에 투입된 약 20억달러는 2017년까지 전액 회수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권 회장의 발언 효과로 수요예측 결과는 '흥행'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선방'했다.

    공모 희망금리밴드 내에 3년물 2000억원에는 1200억원에 그쳤지만 5년물 2000억원에는 3400억원이 몰렸다. 3년물의 경우 제시금리가 낮아 투자 메리트가 떨어졌다는 평가다. 대우인터는 3년물을 1000억원으로 줄이는 대신, 5년물을 3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