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벌크전용선 매각 완료…현금 3000억원 유입
입력 14.07.02 08:48|수정 14.07.02 08:48
1일 합작회사 '에이치라인 해운'에 사업부 양도ㆍ주식매매ㆍ추가출자 모두 완료
15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발행해 사내 ABL상환도 단행 예정
10년이상 장기운송 계약 주류…기관들, "운임료도 높은편" 평가
  • [07월01일 16:27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한진해운의 벌크전용선 사업부 매각이 예정대로 완료됐다. 한진해운은 총 4163억원에 사업부를 양도했다. 이 가운데 한진해운 현물출자분 1163억원을 제외한 3000억원의 현금이 회사로 순유입됐다.

    1일 관련업계와 한진해운 등에 따르면 한진해운과 사모펀드(PEF)운용사 한앤컴퍼니는 이날 벌크전용선 사업부 양도ㆍ주식매매ㆍ신규출자 등을 모두 마무리했다.

    벌크전용선 사업부를 양수해 운영할 회사 이름은 '한국벌크해운'에서 '에이치라인(H-Line)해운'으로 개명됐다. 이 회사는 한앤컴퍼니가 77.8%, 한진해운이 22.2%를 보유하게 된다.

    양사는 지난 해 12월26일 이사회를 열어 벌크전용선 사업부 매각(양수도)을 결정했다. 올 1월초 매매계약을 맺고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등을 마무리한후 4월초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벌크선 화주들의 동의절차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예정보다 석달 뒤인 7월초 거래가 완료됐다.

    매각대상은 한진해운이 운용하던 벌크선 가운데 드라이벌크(Dry Bulk)선박 29척과 LNG선박 7척 등이 포함된 '전용선 사업부'다.

  • 한진해운과 한앤컴퍼니(SPC명 : 한앤코해운홀딩스 유한회사)는 이 전용선 사업부를 운영할 합작회사 (회사명 : 에이치라인 해운)를 먼저 설립했다. 그리고 사업부를 총 4163억원에 먼저 매각했다. 이 가운데 1163억원은 한진해운이 현물로 출자(보통주)하는 형태다. 지난달 30일 이 작업이 진행됐다.

    그리고 이달 1일, 한진해운은 합작회사 주식(전환우선주) 3000억원어치를 한앤컴퍼니에 매각해 현금을 챙겼다. 동시에 전용선 사업부와 관련된 부채 1조4509억원도 합작회사에 넘김으로써 부채비율을 크게 줄이게 됐다.

  • 한앤컴퍼니는 한진해운으로부터 주식을 인수함과 동시에 추가로 합작회사에 1000억원을 유상증자(전환우선주) 형태로 투입했다. 또 1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도 발행, 한앤컴퍼니가 인수한다. 이로써 총 2500억원이 벌크전용선 사업부를 운영하는 에이치라인 해운에 추가 유입된다. CB를 통해 유입된 자금은 합작회사가 보유한 자산유동화대출(ABL)의 상환에 쓰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거래를 위해 한앤컴퍼니는 보유한 블라인드펀드(한앤컴퍼니 1호)에 더해, 추가로 프로젝트 펀드(PEF)를 조성해 총 3150억원 가량의 투자금(Equity Financing)을 마련했다. 블라인드펀드와 프로젝트 펀드 비율은 약 1:1 수준으로 전해진다. 프로젝트 펀드에는 한앤컴퍼니 1호 펀드에 투자한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상당수 참여했다.

    이와 별도로 한앤컴퍼니는 우리투자증권이 주도하고 신한은행 및 우리은행과 한화생명ㆍ새마을금고ㆍ농협중앙회 상호금고ㆍ동양생명ㆍ행정공제회ㆍ군인공제회ㆍ산은캐피탈 등 10개 기관이 참여한 인수금융 자금도 확보했다.

  • 총 3700억원의 인수금융은 ▲트랑셰 (Tranche) A/B : 2500억원 규모의 텀론(Term Loanㆍ) ▲트량세 C : 600억원 규모의 펀드 이자비용 등을 위한 한도대출 (RCFㆍRevolving Credit Facility) ▲트량셰 D : 합작회사를 위한, 600억원 규모의 벌크전용선 사업부 선박담보대출 차환로 구성됐다. 텀론 등에는 5년 만기ㆍ6%대 중반 금리가 적용됐다.

    이번 거래는 한진해운 벌크선이 확보한 장기운송계약(COA)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것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그만큼 한진해운이 구조조정을 위해 '알짜 사업부'를 내놓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번 거래에 참여한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LNG는 다른 연료에 비해 단가가 비싸다보니 물동량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며 "그러나 한진해운 전용선은 LNG가 아닌 석탄, 철광석 등 벌크가 주요 대상이다보니 투자가치가 높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포스코와 한국전력 자회사, 가스공사 등이 10년 이상 장기로 맺은 운송계약이 확실하고 이 계약조건이 해운업황이 좋을 당시 맺어 운임료 조건이 좋다보니 담보가치도 높다"고 평가했다. 스팟계약이 아닌, 장기운송계약이 주를 이루다보니 수년후 전용선 사업부 재매각을 단행하더라도 기업가치가 여전히 높다는 의미다.